이유없는 어지럼증은 무슨 과로 가야하나
2022년 시점에 쓴 글입니다.
최근에 내가 겪은 병들을 적어보자.
첫째, 역류성 식도염.
둘째, 손가락 끝이 찌릿찌릿한 증상.
셋째, 원인을 알 수 없는 어지럼증.
나는 어딘가 아프기 시작하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한다. 병원에서 홍보 목적으로 올려놓은 광고글도 많지만 나름 잘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어디가 아플 때 병원의 어느 과에 가야 할지 혹은 어느 전문병원에 가야 할지 같은 걸 선택할 때 도움이 된다. 그런데 그런 글을 읽다 보면 거기 나와 있는 게 다 내 증상 같고 내가 꼭 그 병에 걸린 것 같이 느껴진다.
나는 사무직이라 업무시간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만 집에 와서도 뭔가 사부작사부작하느라 컴퓨터 앞에 많이 앉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어렸을 때부터 오른쪽 손목이 좋지 않았다. 힘이 잘 안 들어가는 느낌. 그런 데다가 몇 년 전,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 끝이 찌릿찌릿해서 검색하다 보니 류머티즘... 인가 하여간 무슨 희귀병 증상은 아닐까? 하는 지점까지 갔다. 이런 증상을 가진 사람들 중에 실제로 간혹 MRI를 찍어야 하거나 심각한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항상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하게 되는 거 같다.
몇 년 전, 어느 여름 원인을 알 수 없는 어지럼증이 극에 달했을 때가 있었다. 나는 사무직이라 시원한 사무실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열사병도 아니었다. 자리에 앉아있을 땐 그나마 괜찮았지만 일어서서 걸으려고 하면 몸이 휘청댔다. 나는 분명히 똑바로 걷는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기우뚱하는 느낌. 굽이 좀 있는 실내 슬리퍼를 신고 있었는데 이러다 넘어지면 발목 꺾이겠다 싶어서 실내 슬리퍼도 굽이 낮은 걸로 바꿨다.
멀쩡하게 길을 걸어가다 쓰러지는 사람들이 진짜 의식 없이 쓰러지는 거구나. 의식이 없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게 쓰러지다가 머리를 바닥이나 뾰족한데 부딪혀서 큰일이 나는 것이기 때문에 원인을 파악해서 병을 낫게 해야 했다.
그럼 어지럼증이 있을 때는
무슨 과로 가야 하는가?
인터넷 검색을 거쳐 가장 먼저 진입장벽이 낮은 이비인후과에 방문했다. 의사 선생님께 증상을 말씀드리니 선생님께서 이렇게 동작을 해보세요, 저렇게 해보세요 하라고 지시하셨다. 그대로 따라 했지만 내가 하는 걸 보신 선생님께선 이비인후과적으로 평형기관 이상은 아닌 것 같다 하셨다.
다음으로는 내과를 가보기로 했다. 여기에서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아마 CT나 MRI를 찍으라 할 가능성도 있었는데 그러면 일이 커지는 거였다. 문진을 하고 의사 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그랬더니 잠을 잘 자냐고 묻는다. 아무래도 여름이라 더워서 잠도 잘 안 오고 밤에 늦게 자는 편인 거 같다고 했다. 그랬더니 일단 수액을 맞고 스트레스를 낮추고 잠도 잘 자보라 했다. 무슨 약도 먹었던 거 같긴 한데 기억은 안 난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다 보니 신기하게 증상이 사라졌다.
다행히 큰 병은 아닌 모양이었는데 그 뒤로는 매해 여름마다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 그러면 내가 잠을 충분히 못 자서 그런가 보다, 걱정이 많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가 보다 한다. 내가 남들보다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취약한 상태(똑같은 강도의 스트레스를 받아도 혼자 더 심각한 건지) 즉 남들보다 불안도가 높아서 그런 걸지 모르겠다는 진단을 스스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