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자원봉사 후기
200X년의 이야기입니다.
나는 원래 영화에 대해 관심이 크게 없었고 극장에 가는 것도 일 년에 손에 꼽을 정도였다. 왜냐하면 대체로 유행하는 영화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학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휴학을 했고 그 기간에 뭔가 많은 걸 해보고 싶었다. 휴학했을 때 국토대장정도 했고, 어르신들께 문자 보내는 법을 알려드리는 봉사활동도 했었다.
그러다 영화제라는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영화제 기간 동안 일할 자원봉사자들을 뽑는다고 했다. 축제의 일원으로서 일하는 자원봉사활동은 일반적인 자원봉사보다 재밌을 거 같아서 신청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3대 영화제라고 하면 흔히 부산국제영화제(9월 혹은 10월경 개최), 전주국제영화제(4월 혹은 5월경 개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7월 개최)를 꼽는다.
부산이나 전주에서 하는 영화제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할 수도 있지만 숙소나 현실적인 문제 등을 고려해서 집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부천영화제에 지원하기로 했다. 그리고 영화제 개최가 7월이라 방학에 맞춰서 하기 딱 좋았다.
요즘도 영화제 자원봉사 경쟁률이 치열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부천영화제는 이름이 알려진 편인 데다 수도권에서 진행하다 보니 다른 영화제 자원봉사에 비해선 경쟁률이 조금 치열한 편이었다. 다들 붙어야 하는 이유가 있었겠지만 나는 휴학까지 한 마당에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내고 싶었기 때문에 꼭 붙어야 했다.
대부분 영화제 조직은 평상시 상주해야 하는 인원은 최대한 적게 운영하고 행사 기간에 맞춰 자원봉사자나 인력을 충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까 영화제를 개최하는 그때를 앞둔 시기가 가장 인력이 많이 필요한 때이다.
영화제 조직은 운영팀, 초청팀, 행사기획팀, 상영관팀, 티켓팀 등 여러 팀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자원봉사자는 어떤 팀에서 일하고 싶은지 지원할 때 선택을 해야 했다.
나는 사실 극장 알바에 지원해서 서류 통과 후 티켓부스에서 근무를 해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사람 얼굴이 보이지 않는 티켓 부스에서 사람들의 말을 듣고 표를 끊어주는 일을 해봤다.
일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알바를 거의 처음 해보는 나는 티켓 하나를 끊는데도 툴툴대거나 좌석 지정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손님을 대하는 것을 어려워해서 결국 일주일도 못하고 그만둬 버리고 말았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영화제를 구성하는 수많은 팀이 있지만 별다른 기술이 없는 내가 일 해 볼 만한 팀은 상영관팀과 티켓팀 밖에 없었다.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 했다.
상영관 팀도 꽤 많은 자원봉사자를 뽑았지만 직접 손님들을 상대해야 한다. 그리고 특성상 돌발상황이 많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접객 업무를 어려워하는 나에게는 안 맞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과거에 영화관 티켓부스에서 일하다 그만둔 트라우마(?) 극복도 할 겸 상영관팀만큼이나 자원봉사자를 많이 뽑는 티켓팀에 지원하게 되었다.
다행히 서류는 통과되어서 부천으로 면접을 보러 갔었다. 다대다 면접으로, 면접의 경험 또한 거의 없던 나는 면접도 거의 처음이었다. 그래도 꼭 붙고 싶어서 사람들 후기도 많이 검색해 보고 자기소개 멘트도 준비해 가서 꼭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다행히 최종합격했고 무사히 티켓팀에 배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