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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니seny Aug 25. 2023

서울탐방 제9탄 : 서울시내 중심가 여행하기 (3)

2022년 11월의 기록 : 서울 시내 여행 2일 차

서울탐방 제9탄 : 서울시내 중심가 여행하기 (2) 편에서 이어집니다.





     어제저녁에 숙소에 들어올 때부터 창문 너머 광경을 상상했다. 어제는 밤이라 어두워서   보였지만 내일 분명 해가 뜨면 건너편 풍경이  괜찮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일어나서 블라인드를 걷어보니 담장 너머 안쪽에 무슨 건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통적인 느낌의 담벼락이 있었고  너머로 한옥 지붕이 보였다.


     오늘의 계획은 이 가을을 만끽하기 위해 창경궁 후원에 가보는 것이었다. 인터넷 예약은 진작에 마감됐기에 현장 당일 발권을 해야 했는데 부지런하지 못해 실패.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숙소에서 늦장 부리다가 천천히 체크아웃을 했다. 버스정류장 가는 길에 심산길이라는 표지가 눈에 띄었는데 사람들이 담장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홀린  사람들을 따라가 보니, 이곳이 생각지도 못한 핫 플레이스였.  성균관 건물이 있고 담벼락을 따라  옆으로 단풍과  쪽에는 족히  백 년은 됨직해 보이는 커다란 은행나무  그루가  있었다. 예상외의 은행나무 명소를 발견한 것이다.


서울 살면서 처음 들어와본 옛 성균관 건물. 은행나무와 항교에서 온 방문객들을 마주쳤다. 바로 조선시대로 타임슬립. (@성균관, 2022.11)


     숙소에서 봤던 그 한옥 지붕이 바로 성균관 건물이어서 얼결에 성균관도 들어가서 구경했다. 말로만 듣던 성균관에 들어와 보다니. 마침 단체로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나이 지긋한 분들이 계셔서 코스프레하시는 건가 했다. 나중에 자세히 보니 어느 향교에서 오셨는지 플랜카드를 들고 성균관 기념 방문 사진을 찍고 계셨던 거였다. 조선시대엔 정말 저런 분들이 이곳을 돌아다녔겠지. 우연히 만난 관광객들이었지만 그분들이 현재의 성균관에 조선시대의 풍경을 더해줌으로써 나의 여행이 풍성해졌다.


      천천히 구경하려면   있었지만 후원을  가기로 했어도 창덕궁과 창경궁을 보고 점심 먹고 창신동 골목길 투어를 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일단 안국역으로 넘어가야 했다. 안국역에 도착해 무거운 짐은 지하철 역내 락커에 맡기고 창덕궁으로 출발했다.


     아까 버스 타면서 지나온 창덕궁 쪽으로 다시 걸어가는데 길만 지나가도 각종 터들이 계속 나온다. 이 동네는 진짜 역사의 산실이다. 마치 로마에서 땅만 파면 유적이 나와서 뭘 할 수 없었다는 말마따나 서울에선 특히 요 중구, 종로구 이쪽이 이탈리아의 로마 같은 느낌이다.


     창덕궁에 입장한다. 바로 입구에 사람들이 몰려 있길래 가보니까 마침 11시 30분부터 전각 무료해설이 있다고 해서 한번 들어보기로 했다. 듣다가 재미없거나 하면 중간에 빠져야지 하면서.



돈화문부터 인정전, 낙선재까지. 설명 잘 들으며 걸었다. (@창덕궁, 2022.11)


     시간 동안 해설사님 따라다니며 알차게 설명도 듣고  바퀴  둘러본 다음에 창경궁으로 넘어왔다. 두 궁이 지도상 붙어있는 거 같아서 입구에서 물어보니 중간에 연결통로가 있었다. 창경궁은 설명을 듣지 않고 혼자서 천천히 걸으며 구경하기로 했다. 이맘때 그러니까 낙엽이 지는  시기가 궁이  플레이스가 되는 시기인지도 이제야 알았다. 아쉽게도 후원은 미리 예약하지 못해서  들어갔지만 대신  내를 천천히 산책했는데 그것만으로도 꽤 만족스러웠다.


가을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창경궁 내 호수와 가을과 상관없는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온실. (@창경궁, 2022.11)


     창경궁 호수도 한 바퀴 둘러보는데 멋졌고 호수를 따라 쭉 안쪽으로 들어가니까 대온실이 나왔다. 그동안 사진으로만 보던 건데 실제로 봐서 신기했다. 온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온실 밖의 가을 풍경과는 사뭇 대조되는 풍경이 펼쳐졌다. 밖으로 나와 측면에서 온실 건물을 보니까 유럽 어딘가에서 본 건물 느낌이 났다.


     창경궁까지 여유 있게 보고 홍화문으로 나가면 아까 숙소 근처로 나가게 되는데 점심을 먹고자 했던 곳이 북촌이다 보니 동선이 인다. 그래서 원래 가려고 했던 창신동 골목길 투어는 접고 동선  대학로 쪽에서 점심을 먹고 마로니에 공원 -> 이화마을 -> 낙산공원 순서로 구경하기로 했다.


     창경궁 구경을 마치고 출구 쪽으로 나온다. 점심을 먹으러 가야 하는데 이 근처에서 먹을만한 곳을 찾아보니 죄다 브레이크 타임에 걸린다. 점심을 늦게 먹으면 저녁 먹기도 애매한데 어쩔까 고민이다. 그러다 이번달까지 써야 하는 스타벅스 쿠폰의 존재를 떠올리고 아까 큰 길가에 한글로 스타벅스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곳이 떠올라 거기로 간다. 디카페인이긴 하지만 카페라테의 기분을 담뿍 느끼며 베이글과 맛있게 먹고 에너지 충전도 하고 일어난다.  



'서울탐방 제9탄 : 서울시내 중심가 여행하기 (4) 끝'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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