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7. 초보 팀장의 팀원평가 (1)

반쪽짜리 팀원평가 해치우기 : 신입사원과 중간 연차 사원

by 세니seny

곧 퇴사 예정인데 아직도 회사에 통보를 안 해서 밍기적대고 있는 초보팀장 ㅇㅇ씨(=나). 연초를 지나 퇴사하기 때문에 결국 팀원들 평가까지 하고 퇴사하게 됐다.




팀원에 대한 평가는 1차는 팀장이, 2차는 소속 본부장이 한다. 다만 직접 팀원들을 관리하는 팀장이 주는 점수 비중이 높다. 그런데 나는 작년 7월 말쯤 팀장이 돼서 연말까지 6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팀장으로서 일한 게 전부다. 그래서 내 위에 있는 상사분이 본인이 팀원평가를 직접 해야겠다고 하셨다. 눼눼, 뭐 저는 어차피 떠날 사람이기도 하고요.


대신 1차로 내가 면담하고 의견을 달라고 하셨다. 문제는 내가 설연휴를 포함해서 길게 휴가를 냈는데 하필 평가기간이 그때 딱 걸린 거다. 그래도 휴가를 가려면 다 쳐내고 가야 한다.


팀원들한테 자기 평가해서 보내라고 해놓고 나도 내 윗사람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니 나의 자기 평가를 실시한다. 내 거 작성은 30분도 안 돼서 끝. 작년에 전 팀장님과 같이 목표설정하면서 '너는 이 업무 하나만 끝내면 그냥 평가 끝이야~ 점수 잘 나올 거야~ 그것만 집중해서 잘해보자!'라고 하셨던 전 팀장님 어디 가셨나요.


그래서 손쉽게(?) 높은 등급을 맞을 거라던 목표는 애저녁에 날아갔다. 인수인계 하느라 업무개선은 1도 신경 못쓰고 겨우겨우 평상시 업무 문제 안 생기게만 하는데도 개고생을 했더란다. 그래서 스스로 평가한 내 자기 평가 등급은 개판이 되고 말았다.


전 팀장님이 나에게 한 얘기가 있다. 팀장님 입장에서는 소속 팀원이 나 포함 세 명인데 지난 몇 년 간의 행동을 봤을 때 나를 뺀 나머지 두 명은 팀장님이 생각한 거보다 자기 평가 점수를 높게 가져온다고 했다. 즉 스스로에게 점수를 후하게 주는 편이라는 것.


그에 반해 나는 스스로한테 점수를 짜게 주는 편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 둘과는 상사(팀장) 평가 결과와 조율하고 설득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 둘의 자기 평가표를 받았을 때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전적이 있었기에 놀라진 않았고, 정말로 그들은 자기에게 후한 점수를 주었다.


이번에 그래도 부담이 덜한 건 내 의견은 참고로만 쓰이고 최종결정은 나의 상사가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막 용쓰고 그들의 평가 등급을 굳히거나/올리거나/내리거나하는 조율과 설득 과정이 크게 중요하지는 않으므로 그나마 부담을 덜 갖고 면담을 할 수 있었다.


먼저 신입사원.


신입사원은 작년 8월에 입사해서 목표평가는 없어서 행동평가만 진행했고 올해 목표 설정까지만 했다. 사실 크게 할 게 없기도 하고 신입이도 뭘 잘 모르니 한 시간 안에 끝났다. 문제는 할 말이 많을 예정인 나머지 팀원 두 명이다.


자, 다음으로 첫 번째 몬스터, 그나마 나머지 팀원 둘 중에 애기 몬스터인 중견 사원 덤벼라. 빠밤.


몇 가지 항목에 대해 내가 볼 땐 본인이 내린 등급이 너무 높아서 한 단계 아래 등급을 준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거에 대한 불만 불만이 부글부글... 얼굴 보고 얘기했음 되게 불편했을 텐데 이 친구가 오늘 재택근무를 하는 데다 이상하게 메신저 화상통화 기능이 먹통 돼서 음성으로만 얘기하고 있어서 그나마 낫다고 해야 할까. 짜증이 섞인 내 얼굴 표정과 실망한 기색이 역력할 그 친구의 얼굴이 서로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어쨌든 지금 내가 준 등급이 최종결과는 아니라는 얘길 반복했다. 인사팀장에게서 어차피 내가 최종평가를 할 것이 아니니 괜히 싸우고 적대적인 관계를 만들지 말라는 조언을 해줘서 넘어갔다. 어휴, 이런 관계 너무 불편해. 그래도 어찌어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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