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각자 1인분을 하고 있다는 착각 (6)

자, 그러면 이제 팀워크 총계를 내보겠습니다

by 세니seny

이렇게 팀원들이 각자 1인분씩 하고 있는지 분석을 해봤다.


나 : 1
베테랑 팀원 : 0.5
중간 팀원 & 신입사원 : 각각 0.8


여기서 나를 제외하고 나머지 팀원들이 못한 분량만큼을 가져와보자. 그럼 베테랑 팀원 0.5 + 중간연차 팀원 0.2 + 신입사원 0.2로 이 부담을 내가 모두 느끼고 있다고 하면 수치상 합계는 1.9다. 뭐야, 거의 2인분이잖아? 그런 데다가 이 1.9 중에 대부분이 실무에 관련되어 있다는 함정. 아무튼 이런 상황이라 나는 상당히 화가 나있다. (씩씩)


나는 지금 실무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란 말이다.


연마감 하는데 문제 있는 사항은 없을지 전반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매출과 손익이 forecast 대비해 문제없는지, 대손충당금 설정은 이대로 가도 괜찮은지 봐야 한다. 그 외 각종 충당금 계정 금액이 어느 정도 나올지, 유동성 대체는 잘 됐는지, 감사/세무조정팀 요청자료도 한 번 훑어야 하는 등 큰 그림을 봐야 한다.


팀원들이 본인 업무는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적으로 맡고 나한테 던져주는 자료는 다 이미 검증된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까지 나한테 하게 하고 있으니... 그래서 더 쫓기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그러면서 마지막엔 그런 생각이 들었다.


0.5, 0.8 밖에 못하는 팀원들에게서
숨겨진 것을 자극시켜서
1이나 1.2로 끌어내지 못한 것은
... 결국 나.

그런 팀장의 잘못은 없는가?

팀이 세 명이고 각자 1씩 도맡아서 한다고 가정했을 때, 1+1+1=3 만 나와도 다행이다. 쉬워 보이지만 이것도 잘 없다. 1+1.5+1과 같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단기로는 나쁘지 않지만 장기 레이스 관점에서 좋지 않다. 왜냐면 1.5를 맡은 사람이 지치고 1을 겨우 하는 사람 보며 현타가 오거든.


그리고 1.2+1.2+1.2와 같이 이런 식으로 자기 몫보다 조금씩만 더 해주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숫자 합계로는 3.6이지만 이렇게 해주면 서로에게 미안해서라도 더 신경 쓰고 잘하게 된다. 체감상으로는 팀워크의 합이 4,5 혹은 그 이상으로 느껴진다. 나는 이럴 때 비로소 팀워크가 잘 돌아간다고 느낀다.


그러니 나는 더 이상 팀장의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닌가? 팀원들은 본인들이 열심히 한다고 느끼면서 허덕이고 있는데 팀장이 칭찬도 안 해줘, 인정도 안 해주면서 팀원들한테 불만만 얘기하는 거다.


팀원 : "나는 진짜 열심히(잘) 했어."

-> 팀장 : "ㅉㅉㅉ 저것들 왜 저래?" (하며 팀원한테 틱틱댐)
-> 팀원 : "왜 틱틱대고 ㅈㄹ염?" (하며 의욕 상실하고 일을 더 안 함)
-> 팀장 : "아 저것들 진짜 실망이네" (로 이어지는 악순환)


내가 단순히 욕심이 많은 팀장인 걸까? 아니다. 팀원들로부터 역량을 끌어내지 못하는 팀장인 내가 잘못한 거다. 이걸 스스로 깨달았으니 빨리 이 자리를 내려놓는 것이 현명한 것임을 그게 서로에게 좋은 것임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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