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1회씩 2년간, 24회의 시리즈 연재를 마치며 쓰는 글
장장 2년 간의 서울탐방 시리즈가 끝났다. 그동안 내가 방문했던 곳들은 다음과 같다.
1탄 : 2022년 3월 <이태원>
2탄 : 2022년 4월 <이촌한강공원>
3탄 : 2022년 5월 <길상사>
4탄 : 2022년 6월 <낙원상가>
5탄 : 2022년 7월 <섬유센터와 마이아트뮤지엄>
6탄 : 2022년 8월 <서울에서 프랑스어 만나기 : 프랑스 그림책 전시회와 서초구립반포도서관>
7탄 : 2022년 9월 <서울에서 프랑스어 만나기 : 프랑스대사관 문화과 어학센터>
8탄 : 2022년 10월 <석촌호수와 올림픽공원>
9탄 : 2022년 11월 <서울시내 중심가 여행하기>
10탄 : 2022년 12월 <책과 함께하는 공간 탐방기 1부 : 이태원 편>
11탄 : 2023년 1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12탄 : 2023년 2월 <책과 함께하는 공간 탐방기 2부 : 잠실 편>
13탄 : 2023년 3월 <명동을 거닐다>
14탄 : 2023년 4월 <옛것과 초현대를 넘나드는 시간여행 : 용산 편>
15탄 : 2023년 5월 <푸른 수목원과 항동 철길>
16탄 : 2023년 6월 <서울미술관과 석파정>
17탄 : 2023년 7월 <여름밤과 여의도공원>
18탄 : 2023년 8월 <책과 함께하는 공간 탐방기 3부 : 종로 편>
19탄 : 2023년 9월 <용마랜드와 화랑대 철도공원>
20탄 : 2023년 10월 <서울시티투어버스로 서울여행>
21탄 : 2023년 11월 <용산공원부터 서울숲까지>
22탄 : 2023년 12월 <국립중앙도서관>
23탄 : 2024년 1월 <110A번 버스 여행기>
24탄 : 2024년 2월 <지하철 9호선 여행기>
에필로그 : 2024년 3월 <이태원, again>
나는 서울에서 태어난 건 아니지만 서울 근교의, 서울과 붙어있는 한 도시에서 태어나 10살까지 자랐다. 그리고 10살 때 서울로 이사를 해서 지금까지 서울에 살고 있다. 서울에서 초, 중, 고, 대학교를 다녔고 그동안 다녔던 직장도 전부 서울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아마 별 일이 없다면 계속 서울에 거주하지 않을까 싶다. 다른 도시에 살아보고 싶은 욕망도 살짝 있지만 직장, 가족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고려했을 때 아마도 이곳에 계속 머물 확률이 높다.
그동안 20여 년이 넘게 서울에 살면서도 가보지 못한 곳들이 많았다. 그래서 항상 다음번에 가야지, 하고 즐겨찾기를 해두거나 핸드폰 목록에 적어뒀었다. 그렇게 나의 ‘언젠가 가야지’의 목록은 쌓여만 갔다.
그런데 그런 곳들은 누가 꼭 곁에 있어야만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 시간이 있다면 내 자유의지로 혼자서도 얼마든지 갈 수 있는 곳들이었다. 그래서 이제 목록은 그만 쌓고 실제로 가보기로 했다. 길게 늘어져버린 목록을, 그렇게 무게를 지니게 된 목록을 줄여서 가볍게 만들어 보기로 했다.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고 스스로 선언하지 않았으면 한두 번 하고 흐지부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와 약속했다. 한 달에 한 번은 꼭 서울의 어딘가를 방문해 보고 별게 아니더라도 브런치에 기록으로 남겨 보자고.
그래서 매달 어디에 가고, 어떤 테마로 할 것인지 정했다. 이왕이면 더 좋은 계절에, 더 알맞은 시간과 때에 가고 싶었다. 이미 시작할 때 2년간의 계획이 대체로 정해져 있었지만 중간에 월을 변경하거나 더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장소를 변경하기도 했다.
일부러 주말에 방문하는 것은 피하려고 했다.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주중에 가고 싶었다. 그래서 업무 스케줄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평일에 휴가를 내고 아침 일찍 일어나 지하철과 버스를 타면서 같은 서울이어도 한참을 이동하고 때로는 입장료를 지불하면서 방문했다. 그렇게 쌓인 것이 2년간, 매월 1회씩 24번의 기록이 되었다. 에필로그까지 포함하면 25번의 기록이다.
그렇게 나의 ‘언젠간 가야지’ 목록에 적어두었던 곳들을 하나씩 지워나갔다. 하지만 이 시리즈를 끝낸 지금도 또 쌓여가고 있다. 왜냐하면 아직 발견하지 못한 곳들도 있고, 가고 싶은 곳들이 새롭게 생겨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은 움직이기 어렵다.
적어도 나는 움직이고 바뀔 수 있다.
서울탐방 시리즈를 계획하고 실행한 것은 위의 문장을 느끼게 해 준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종종 재밌는 테마와 가고 싶은 장소가 생긴다면 부정기적으로 해당 장소를 방문하고 기록을 남길까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난 2년간을 뒤로하고 <서울탐방 시리즈>에는 잠시 안녕을 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