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분자인 직원이 그만둔다는데... 설마 나의 소망 때문?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입사한 지 9개월 정도 지났을 때쯤, 휴가를 가게 돼서 사무실을 며칠 비우고 오랜만에 출근한 날이었다.
팀장님께서 팀원 전부를 회의실로 모이라고 했다.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회의실로 들어갔더니 내가 휴가 간 사이에 결정된 일이라 나 빼고는 다 아는 소식이라고 하시면서 내 옆자리에 앉는 그분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고 했다.
나는 스스로 그만둘 거 같지 않았던 그 직원이 그만둔다는 사실에, 그것도 내가 휴가를 다녀온 그 며칠 사이에 결정된 일이라 진심으로 놀랐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조잘거리는 불평불만은 옆자리에 앉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듣고 있었다. 그 외에도 다른 트러블도 있고 해서-아주 나중에 시간이 흐른 뒤 얼핏 들은 건 돈 문제라고 했다-여차저차 관두게 된 거라고 했다.
나중에 듣고 보니 본인도 일할 의지가 없었고 그걸 눈치챈 팀장과 면담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사람도 여길 관두고 다른 곳으로 가는 게 그 직원에게도 또 회사에게도 낫겠다고 결론이 난 거다.
팀장과 서로 논의를 한 끝에 결정된 사항이라 이 분은 당장 일할 곳을 구하지 않은 상태였고 우리도 사람을 구하려면 시간이 걸릴 테니 우리가 새로 올 사람을 구하는 동안 이분도 다른 직장에 면접을 보러 다닐 수 있게 시간을 주었다.
다행히 그분이 퇴사한 뒤로 좋은 동료가 왔다. 그리고 겸사겸사 자리 조정이 생겨서 내 옆자리에는 아무도 앉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이 직원이 실제로 퇴사를 했을 때가 내가 입사한 지 딱 일 년쯤 되는 시점이었다.
그 동료의 퇴사 소식을 듣고 나중에서야 든 생각.
내가 속으로 '저 XX 그만뒀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게 어떤 기운을 만들어내서 이렇게 된 건 아닐까? 그것도 입사하고 얼마 안 되서부터 계속 그런 생각을 했으니까. 그 사람이 스스로 나가줘서 너무 고맙기도 했고 어떤 면에선 나랑 성향이 비슷한 팀장님도 내가 불편하게 느끼는 지점을 불편하다고 눈치채줘서 고맙기도 했다.
어쨌든 나는, 내가 마음속으로 강력하게 그걸 염원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는 거지.
어느 날인가는 오죽 답답했으면 팀장님이 나랑 다른 팀원을 불러놓고 점심시간에 그 직원에 대한 한탄을 한 적도 있었다. 윗사람이 다른 팀원한테 아랫사람 욕하는 게 참 어려운 일인데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싶었다. 차마 드러내놓고 적극적으로 동조는 못했지만 팀장님도 이런 걸 남편이나 친구한테 말해봤자 그 직원을 모르는 사람들은 공감해 줄 수 없으니 그랬겠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