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생각만 하는 팀원 처단하는 법은 없나요
그래서...
어쩌라고?
이제 팀 겨우 구성했는데 연말 앞두고 이게 무슨 말이야? 내 업무에 엄청나게 의욕을 보였으나 인수인계 결과 상 그녀한테 돌아간 업무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화가 난 건가? 이제 업무로는 승부 보기 힘들 거 같으니 애라도 빨리 낳아야겠다고 마음을 바꾼 건가? 어떻게 한두 달 전에는 대놓고 업무에 대해 욕심부리면서 자기 능력도 안되는데 불만만 많이 갖던 사람이 갑자기 이러지?
그래서 월말에 자리를 비우네 또 월중에 없을 수도 있네, 그러면서 그 자리를 대체할 계약직 사람을 뽑네마네 난리가 났었다. 하지만 시험관 시술하는 3개월 그 정도 짧은 기간 안에 풀타임도 아니고 출근했다 안 했다 하는 조건에 와 줄 사람도 없다.
주변의 사례를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에 검색을 해봤더니 시험관 시술 때문에 사람을 뽑아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대체로 업무시간에 병원을 다니거나 휴가를 며칠 쓰는 선에서 해결하고 있었다.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고민고민하다 간단한 일이라도 내릴까 싶어 아르바이트지만 인턴이라고 이름 붙인 직원을 하나 뽑았다. 이 사단도 다 이 고연차 팀원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아무리 인턴이라고 해도 사람 뽑는 일 자체가 신경도 써야 하고 리스크가 동시에 발생하는 일이라 굉장히 피곤한 일이다. 그런데 뭐 본인은 나 몰라라, 고요. 아무튼 시험관 시술을 하네 마네, 난자 채취를 하고 어쩌고 하더니 다행히 1회 차만에 바로 임신이 됐다고 했다.
나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겠냐라고 한다면 '?'가 먼저 그려진다. 그런데다 결혼을 안 하고 방송인 사유리와 같은 방법으로 아이를 가질 생각은 없으므로 내 평생에 아이는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팀장이 아니라 그녀와 동갑인 여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임신에 대한 어려움과 아이를 가지고 싶은데 가지지 못할 때의 절망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아이를 원하고 상황도 되는데 못 갖는 건 다른 문제거든. 이런 건 돈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이게 부부싸움의 원인이 될 수도, 가정불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인생에 있어 아주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 다 이해한다고. 임신하고 애기 갖는 거, 다 좋다고. 그런데 솔직한 심정으로는... 어차피 늦은 거 우리가 연말에 제일 바쁘고 일이 많고 힘들 시기이니 우리의 스케줄과 본인의 몸을 생각해서라도, 연마감과 겹치지 않도록 두어 달만 뒤로 미뤄서 시술을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1년도 아니고 한두 달 차인데, 그동안 난자가 폭삭 늙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그걸 직접적으로 말할 순 없었다. 왜냐면 그들의 가족계획이라는 게 있고 내가 이걸 직접적으로 말하는 순간 '갑질'로 신고각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1회 차만에 성공한 건 축하할 일이었지만 문제는 그게 일 년에 한 번 있는, 스트레스를 받고 주말에도 새해에도 계속 일해야 하는 연마감 시기와 임신 극초기가 겹쳤다는 데 있었다.
쉬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일도 일이지만 사람 몸이,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건강해야 일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