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 퇴사 전 날, D-1 (2)

마지막 퇴근길에는 뭘 할까?

by 세니seny

아무튼 내일은 세 번째 회사를 퇴사하는 날-정확히는 마지막 출근하는 날-이다.


회사 사람들한테는 살짝 포장해서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퇴사를 한다'라고 했다. 틀린 이유는 아니지만 정확한 퇴사사유는 이거다. '이 일이 ㅈㄹ 하기 싫어서.' 그래도 어쨌거나 나도 일을 하긴 해야 하니 차선책으로 할 만한 일을 찾았고 그래서 직무를 바꾼다는 핑계 겸 퇴사하는 거다. 후자를 더 부풀려서 말하는 것뿐.


이번에도 마지막 출근일이 금요일인데
퇴근하고 뭘 할까 고민했다.


한낮의 햇살을 받으며 평범하게 집으로 일찍 돌아와 볼까. 하지만 그냥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면 좀 외로울 것 같았다. 다음 주부터 긴 여행을 가니 머리를 잘라야 한다.


그래,
미용실에 가야겠다.


머리만 조금만 다듬어도 기분이 나아질 거다. 기존의 머리카락을 잘라내면서 이곳에서의 시간을 끊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로.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에는 오랜만에 목욕탕에 가야지. 아니면 온천을 가볼까? 코로나 이후로는 처음 가는 거 같다. 가서 몸도 푹 담그고 목욕재계하면서 그동안의 때를 말끔히 씻어내야지. 그러면 될 것 같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출근 마지막 날인 내일은 기필코 일찍 퇴근하기 위해서 오늘도 이것저것 정리를 한다. 그러고 나면 좀 여유로울 줄 알았더니만 오후 2,3시까지도 계속 뭐가 있어서 그거 처리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그래도 꼭 퇴사하기 전에 얼굴 보고 가자던, 연락 달라던 직원들이 생각나서 연락을 했다. 한 명은 지사 근무라 이번 주는 서울에 안 온다고 해서 만날 수 없었지만 나머지 한 명은 사무실에 있어서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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