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나와 상관없는 후임자를 만났을 때 (4)

일을 아주 못하진 않지만 그 연차에 맞지는 않는 고연차 팀원에 대해

by 세니seny

그리고 팀원들에 대해서도 물어본다.


본인이 팀원들과 근무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달력 상으론 1년 중 6개월이 지난 시점이라 중간평가를 해야 하는데 본인 의견만으로 하기엔 좀 그랬나 보다. 그러면서 본인이 먼저 느낀 점을 나에게 말해주었다.


먼저 나랑 갈등 상황을 연출했던 동갑인 동료에 대해서 물어본다. 그 동료가 출산휴가에 들어가는 바람에 겨우 2주 정도 얼굴 보고 일을 했다고 했다. 그렇군요. 최대한 감정 빼고 순화해서 얘기했지만 나의 속마음은 다음과 같았다. 냉정하게 결론만 말하면... 이 친구는 이 회사가 만만하고 어디 다른데 가도 자기한테 이 연봉 줄 회사 없다는 걸 똑똑히 알고 있는 사람이에요.


내 추측이지만 현실이다. 본인 능력에 비해 많은 돈을 준다. 일을 아예 못한다는 것은 아니나 그 연차에 걸맞은 역할은 하고 있지 않다. 그럴 거면 얘 내보내고 더 싼 가격에 일 잘하는 애를 데려오는 게 맞는 거 아닐까. 단지 오래 일했다는 이유만으로, 오래 일해서 히스토리를 알고 있으니 편하다고 생각한다. 일 못한다고 내보기엔 애매한 수준이고 그렇다고 능력치는 안 되는 사람까지 자르는 회사가 아니다 보니 유야무야 넘어가는 거다.


누군가 답답하면 그 사람이 알아서 나간다. 업무 욕심 있다고 하면서 이것도, 저것도 다 하겠다고 하는데 거기에 맞는 태도와 자격을 갖춘 걸까? 그러려면 나 입사했을 때부터 위에서 영어공부 그렇게 하라고~ 하라고~ 했는데 여태 한 번을 안 한 건 뭘까? 난 이미 거기서 태도가 별로라고, 말이랑 태도가 영 안 맞는다고 했다. 그러고 나더니 자기한테 업무 안 오니까 홀랑 임신해 버리고.


그리고 새 팀장이 볼 때 이 직원의 업무량이 좀 적은 거 같은데라고 하길래 이러저러해서 업무가 나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했다. 실은 추가로 주어진 프로젝트성 업무도 있는데 그런 건 손도 하나 안 대고, 하지도 않았겠지. 그러니까 업무량이 적어 보였겠지.


그런데 계속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내 잘못일 수도 있다. 업무분장을 할 때 다른 방식도 고려를 했어야 했는데 도저히 각이 안 나오는 거지. 능력도 없는 팀원 하고 싶은 거 하게 해 준다고 놀아날 수도 없었고 연관성 없이 업무를 이리저리 찢는 것도 이상했으니까.


어떤 업무를 하고 싶다고 말을 할 순 있다. 그러나 그동안 자기가 일을 하고 싶어서 준비해 왔다는 걸 보여줘도 시원찮은 판에 외국계 회사니까 팀장이 영어공부하라는 당연한 말에 스트레스받으니까 그런 말 하지 말라는 소리를 하는 사람한테... 내가 무슨 일을 주고 싶겠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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