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30대 중반에 들어서서 새로운 선택하기

나는 두려움을 지금 맞이하기로 했다

by 세니seny

한남대교를 건너 출근하는 길.


왼쪽 편으로 열한 시 방향쯤, 하늘에 아직 붉은기가 가시지 않은 해가 떠있다. 일출시간을 찾아보니 이제 해가 뜬 지 막 30분 정도 지났다. 정말로 동그랗다. 보름달처럼 동그랗다. 핸드폰을 잠시 내려놓고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본다. 온전히 하나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나는 다시 목표를 잃고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무언가에 떠밀리듯이 밀려가서 세운 목표는 견고하지 못했다. 적어도 그 목표에 대해 내가 확신해야 누가 뭐라 해도 흔들리지 않고 집중할 수 있다. 그런 목표를 찾자.


지금까지 건너온 20대 중반 ~ 30대 중반까지의 10년과 30대 중반 ~ 40대 중반의 10년은 물리적으로는 같은 시간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결코 같을 수 없다. 전자는 사회 초년생에 해당하는 10년으로, 무엇이든 변화를 꾀하기 쉬운 시기다. 그에 반해 후자는 이미 많이 굳어져버린 상태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 시기다.


전자일 때는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계속 시도하고 변화하고 있었다면 후자일 때는 대체로 생활이 안정기에 접어든다. 생활단위가 내 중심에서 가정으로 바뀌는 등 상황도 변한다. 똑같은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주위 환경과 상대적으로 느끼는 것들이 다르다.


첫 회사를 그만뒀을 때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같은 직무로 이직 또는 공무원 정도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회사를 다니는 것만이 선택지가 아니다. 그리고 요즘은 취업처로 꼭 대기업을 고집하는 것도 아니다. 십수 년간 내가 이 직무에 갇혀있는 동안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변했다.


내가 만약 지금 나이가 20대 중반이고 회사를 그만둔다면 같은 직무로 옮기는 선택은 안 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면 10년 전과 달리 다른 선택지들이 많으니까. 이제는 유망한 스타트업 회사들도 많고 내가 회사를 차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을 잘 운영해서 인플루언서가 되거나 유튜버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10년 전엔 그런 선택지가 하나도 없었다. 이제는 널린 게 그런 것들이다.


하지만 나는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지금에 와서야 다시 선택을 하려고 한다.


10년간 굳어버린 내가,
나에게 발목을 잡힌다.


하지만 여기서 시간이 또 흘러 40대 중반에서 지금의 나를 바라본다면 ‘아이고, 그땐 젊을 때야. 뭐라도 하지 그랬어?’라고 하겠지. 물론 40대 중반에도 변화를 시도할 수 있고 그로부터 10년 후가 되면 어느 정도의 반열에는 올라있겠지. 하지만 지금 변화를 시도했던 것보다 늦게 선택한 것에 대한 대가는 톡톡히 치를 것이다. 그래서 두려운 것이다.


지금 두려움을 맞이할 것이냐 아니면 그걸 미래로 미룰 것이냐, 결국 그 문제다.


그래서 나는 두려움을 지금 맞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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