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앞에 앉아 악기를 끌어 앉고 엉엉 울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꾸준함은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굳이 악기가 아니더라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언제까지 꾸준하게 해야 하는 걸까. 무대가 너무 일찍 온 것일까. 나보다 더 노력하는 사람은 언제나 있었고 나는 더 할 수 없을 때까지 울어도 보았다. 울지 말고 손가락을 더 돌렸어야 했나.
가진 적도 없는 순간을 동경하며 꾸준히 노력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생각했던 미련함에 헛웃음이 터진다. 어쨌든 연습은 한다. 언젠간 꾸준함을 배신하겠다는 다짐을 목에 걸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