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실이 아닌 생업을 위해 공연장에 왔다. 연주를 하러 온 것은 아니고 가르치고 있는 학생의 콩쿠르가 있어서 마지막까지 점검해 주기 위해 왔다. 연주자이자 예술가로 직업군을 정했지만 살기 위해 하는 일은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다. 누군가는 교육서비스만큼 고소득이 없다 곤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것도 프로 연주자 또는 전문 레스너의 일이지, 나와 같은 작은 규모의 클래스는 정말로 생업이다. 그래서 예술을 하기 위해서는 n잡은 피해 갈 수 없다. 공연만으로 생업을 이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많은 연주와 하고 싶지 않은 곡을 해야 할까. 아득하다.
오늘 콩쿠르는 취미로 악기 하는 초등학생들이 주로 참가하는 콩쿠르이다. 전공하는 학생이 참가하는 메이저 콩쿠르가 아니라서 동네콩쿠르라고 누구나 상을 받는다고 질타를 받기도 하는데 작은 냇가 없이는 큰 강물까지 갈 수 없다.
이제 태어난 지 고작 5년을 조금 넘은 60개월 유치부 학생이 첫 무대에 올랐다. 작은 심장의 쿵쾅거림을 꾹 참고 큰 무대에 혼자 올라 준비한 곡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잘하던 못하던 그 손끝에서 뿜어 나오는 소리에 숨을 참고 다 같이 집중할 수밖에 없다. 무사히 해낸 연주자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로비에는 반짝이는 드레스와 단정하게 차려입은 어린 학생들이 긴장감을 감추려고 떠들썩한 분위기로 왁자지껄하다. 잠깐씩 흐르는 정적에 긴장감이 새어 나온다. 거의 반 평생을 겪어온 익숙한 이 공기들. 편안하다곤 할 수는 없지만 익숙하고 이젠 주기적으로 이 공기를 마시지 않으면 섭섭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자기 순서를 기다리는 학생들, 결과를 기다리는 순간들, 심사평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표정들. 준비한 만큼 잘하고 내려올 것이다. 누가 가르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