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도가니의 견고함 & 사막 장미의 애잔함
그런데 우리는 이런 사랑의 철조망 장벽을 반드시 스펙 전광판의 뜨거운 후광 효과로만 없앨 수 있는 걸까.
물론 높은 점수로 빛나는 전광판의 열기가 철조망을 녹일 수 있는 방법으로서 성공 확률이 꽤나 높은 편이겠지만 과연 이런 방법만이 최선인 걸까. ‘구직(求職)의 큐피드’ 화살로서 어떤 직장을 통과하기 위한 관문의 철조망을 녹이기 위한 것이라면 나쁘지 않은 방법일 수도 있겠지만, 방금 생각해 봤듯이 ‘구애(求愛)의 큐피드’ 화살로서 어떤 사랑을 통과하기 위한 관문의 철조망을 녹이는 것까지 모두 스펙 전광판의 열기로만 해결하기에는 좀 애석한 면이 있지 않았던가. 사랑이라는 감정은 사람 마음의 영역이므로 전광판의 숫자로만 연결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고 했듯이 말이지. 겉으로 보기에는 사랑의 철조망이 스펙이나 환경적 조건의 격차로 인한 장벽으로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서로 간의 성향과 생각 차이나 사랑의 온도 차이로 인하여 심리적 장벽의 철조망이 형성되는 경우도 꽤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감정의 영역이므로 기본적으로는 이런 차이들이 오히려 거의 항상 내재되어 있는 게 당연할 수도 있을 텐데.
사랑이라는 것 자체가 혼자서 하는 게 아닌 만큼, 두 남녀 사이에 어느 한 사람이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연스레 나머지 한 사람은 그에 비해 덜 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깐. 물론 둘 다 모두 서로를 열렬히 사랑하는 경우들도 많을 테고 더 이상적인 모습이겠지만, 그 사랑의 농도가 어찌 양쪽이 완전히 똑같을 수 있을까. 더구나 아직 사랑이 시작되기 전이라면 소통과 교감의 부족 등으로 이런 양쪽의 차이가 초반에는 더욱 흔히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어느 한쪽이 다른 상대방의 심리적인 장벽을 없애고 싶다면, 스펙의 전광판 불빛을 쏘아대는 것보다는 진심 어린 마음의 불빛을 비추는 방법이 훨씬 더 좋지 않을까. 상대방의 얼어붙은 심장은 전광판의 열기보다는 사랑의 온기에 더 잘 녹을 것 같거든. 더구나 환경적 조건의 장벽보다 심리적 장벽이 더 두터운 상태라면 차디찬 심장일 수도 있으니깐 말이야.
사람 마음을 녹이는 것은 정작, 숫자의 힘보다는 사랑의 힘이 더 막강하지 않을까 싶은데. 만약에 이런 사랑의 힘이 매우 크다면 둘 사이의 심리적인 장벽뿐만 아니라, 더 커다란 장애 요소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환경적 장벽의 철조망까지도 허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사랑의 힘만으로 어떤 종류의 장벽이든 다 없앨 수가 있다면 금상첨화 아닌가! 그렇다면 굳이 전광판 점수들의 열기까지는 필요하지도 않을 테고 말이지. 이런 사랑의 힘이야말로 제일 아름다운 방법이 아닐까. 빛나는 점수의 ‘전광판 열기’가 아니라 뜨거운 ‘사랑의 열기’로 그들 사이의 장애물인 모든 철조망을 녹여버릴 수 있다는 거잖아. 진짜로 그럴 수만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형태 같은데. ‘경쟁의 도가니’가 아니라 ‘사랑의 도가니’ 힘으로, 아무리 단단한 쇠붙이의 철조망일지라도 그 무쇠 장벽을 다 녹여서 없애버릴 수가 있다는 의미니깐 말이야. 물론 쉽지는 않겠지. 용광로 같은 뜨거운 사랑뿐만 아니라 엄청난 용기와 열정도 필요할 테니깐.
그런데 도가니라는 용어의 의미를 가만히 살펴보면 왠지 사랑의 힘으로도 가능할 듯한 좋은 느낌도 든다.
‘도가니’란 감격이나 흥분 따위로 들끓는 어떤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용어인데 이와 동시에 쇠붙이를 녹이는 그릇을 뜻한다고 하거든. 어이쿠. 그렇다면 철조망 같은 쇠붙이를 녹일 수 있는 그릇도 가능하다는 의미에서는 이런 상황에 더더욱 아주 딱 맞지 않나. 감정 상태의 용어로만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그릇이나 용기의 의미까지 있는지는 잘 몰랐는데, 때마침 너무 어울리는 표현 같은데? 도가니는 금속을 녹일 때 사용하는 그릇인 만큼 해당 금속이 녹을 정도로 뜨거운 상태에서도 원래의 형태를 유지하도록 만들어진다고 하니깐 말이야.
여기서 바로 도가니만의 아주 탄탄한 특성이 느껴지지 않는가. 그 어떤 뜨거운 열기에 데워져도, 그 어떤 강력한 쇳덩이를 안에 담아도, 자신만의 온전함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그 단단한 특성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도가니’ 그릇 같은 사랑이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면 왠지 매우 견고한 사랑이 아닐까 싶다. 자신들을 가로막고 있는 철조망 같은 금속이 아무리 단단한 쇠붙이라도 더욱 뜨거운 열기로 녹여버릴 수 있을 만큼, 서로 강력하게 결합된 사랑의 열정과 힘이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지. 그 뜨거운 고열의 열기에 의해서도 원래의 그릇 형태가 무너지지 않고 끄떡없는 도가니의 모습에서, 뜨겁게 녹아내리고 있는 쇳덩이의 장애물보다도 더욱 단단하게 뜨거운 사랑의 힘이 느껴지는 것 같은 이 오묘한 기분은 뭐지. 이야. 도가니 자네, 정말 대단하네. 자신의 사랑을 향한 뜨거운 마음과 어떤 외압의 힘에도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지조의 쿨(cool)함이 같이 공존하는 그대. 진짜 탄복할만하오.
자신의 그릇 안으로는 한없이 따스한 사랑의 기운을 품을 수 있지만 그런 자신의 사랑 그릇을 힘들게 하는 외부 공격이나 검은 환경의 철조망이 등장하면 뜨겁게 불태워서 그 형체를 없애버릴 정도로 강력한 열정의 힘을 뿜어낼 수 있는 도가니. 그런 힘겨운 과정 속에서도 자신의 원래 모습과 그 안에 품고 있는 사랑만큼은 절대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자신의 그릇 형태는 끝까지 온전하게 지켜내는 굳센 기개를 지닌 도가니.
그런 너를 지그시 보고 있자 하니, 나의 가슴 또한 감동의 도가니로 뜨거워지는 동시에 너의 단단한 쿨함에 다시 숙연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는구나. 저리 치열하게 뜨거운 열기의 고통 속에서도 자신 그릇 안의 따스한 사랑은 지켜내려는 듯한 강인한 의지를 가지고 한없이 또 꿋꿋하게 버텨내는 냉철한 의연함이 느껴지는 이런 기분은 마치, 냉정과 열정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신비로운 무지개의 모든 빛깔 위를 따사롭게 거닐고 있는 듯한 기분도 드는구나. 하나의 그릇이 아주 오색찬란하게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구나! 아주 평범해 보이던 저 도가니 그릇이 어쩜 이렇게 예상치 못한 울림을 나에게 주고 있는 걸까. 참, 신기한 녀석이로구나.
실제로도 누군가 만약 사랑의 감정으로 들끓고 있는 ‘사랑의 도가니’ 상태라면 왠지 이런 도가니 그릇 자체의 특성을 꼭 닮아 있지 않을까 싶다. 평소에는 따스한 온기로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녹이지만 어떤 장애물이나 악조건이 등장하면 온기 정도가 아니라 마음속 깊이 숨겨놨던 뜨거운 열기를 발휘하여, 그 사랑의 발목을 묶고 있는 어떤 쇠사슬도 모두 다 녹여버리는 강력한 열정이 뿜어져 나올 것 같거든. 어떠한 뜨거운 불길에도 끄떡없는 단단한 도가니 그릇은 마치 어떠한 검은 환경에서도 자신의 사랑은 어떻게든 지켜낼 수 있는 튼튼한 울타리처럼 보이는구나. 그게 남녀 간의 사랑이든, 가족을 향한 사랑이든 간에, 자신의 그릇 안에 담고 있는 사랑이라면 뭐든지 지켜낼 것 같은 도가니처럼 보이는구나.
저런 특성을 몰랐다면 그냥 평범한 그릇 하나 보듯이 쓱 스쳐 지나갔을 것 같은데, 저런 위대한 특성을 알게 되니깐 ‘도가니’ 네가 더욱 남다르게 보이네. 겉보기에는 그저 보통의 다른 그릇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어 보였는데 말이야. 이렇게 아무리 막강한 힘으로 점철된 단단한 쇠붙이 같은 검은 환경의 철조망일지라도 모두 녹일 수 있을 만큼 더 뜨겁게 더 단단한 사랑의 힘을 닮은 듯한 ‘도가니’라는 그릇이 우리 실생활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뭔가 희망의 빛 한줄기를 발견한 듯한 기분도 든다. 이게 아주 불가능할 것만 같지는 않아 보이는 느낌이랄까. 실제로도 사랑의 힘으로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 낸 사람들의 이야기도 존재하고 있는 것 보면 불가능하기만 한 현실은 아닐지도 모르지. 다만 그만큼 뜨겁게 마음 앓이 하는 고통은 좀 따르겠지만 말이야.
만약 사랑의 힘이 부족하여 철조망을 태워버리지 못하면 괜히 서로의 마음만 뜨겁게 애태우면서 자신들의 소중한 사랑만 태워버릴 수도 있을 텐데, 그래도 이런 안타까운 결과들보다는 뜨거운 열정으로 나쁜 철조망은 태워버리는 게 훨씬 더 좋지 않을까. 뜨거운 열기를 발휘하는 사랑의 힘으로 장애물을 태워버리지 못하게 되면 결국에는 그렇게 가여운 것들만 대신 태우면서 마음 고생한 재 가루들만 남게 되지 않을까 싶거든. 그런 건 좀, 상상만으로도 애처로울 것 같네.
이런... 우리의 서글픈 로미오와 줄리엣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전쟁 같은 일상 속의 사랑 이야기들을 가상현실로 상상하다 보니, 경쟁이 심한 회사 판 로미오와 줄리엣들까지 애석한 마음으로 바라봐주게 되었고, 이들 또한 사랑의 철조망 나무에 열린 좀비 열매들을 닮은 듯하여 그 열매들의 다양한 맛까지 하나씩 음미하는 과정을 거쳐 오다 보니깐, 결국에는 도가니 같은 견고한 사랑의 힘까지 감탄해 주게 되는 이런 오색찬란한 사이클(cycle)을 따라오게 되었구나. 와우. 뭔가 다채로운 무지갯빛 사랑 스토리들의 구름다리를 하나씩 건너온 기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걸. 슬픈 사랑부터 시작하여 안쓰러운 사랑뿐만 아니라 열정적인 사랑의 모습들까지, ‘빨주노초파남보’의 여러 가지 색상들처럼 말이야.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어떤 종류의 사랑이었든 간에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어떤 사회적인 요인이나 환경적인 장애물들로 인하여 안타까운 상황이라서 고군분투해야 하는 사랑이었다는 것이다. 점점 개인화되어 가는 요즘 같은 현대 시대에 둘 사이의 심리적인 장벽만 없어도 꽤나 성공적인 관계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렇게 서로의 마음만 맞기도 쉽지 않은 이 세상에 어느 날 갑자기 드디어 너무나 잘 통하는 단짝 같은 사람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엄청난 행운이 발생한 것 아닐까. 그런데 그 둘만의 귀한 사랑이 저렇게 제3의 다른 외부 요인들에 의해서 사방팔방으로 온갖 악영향의 기운을 받게 된다면 이 얼마나 숨통 막히는 불행한 사회인 걸까.
이렇게 로미오와 줄리엣 커플과 만만치 않게 어떤 일상의 전쟁 중에 한 명은 남한군에 속해 있고 다른 한 명은 북한군에 속해 있는 것처럼, 거의 불가능할 것 같은 관계가 있는데 갑자기 두 사람 사이에서 사랑이 피어났다면 그게 바로 전쟁터에서 피어난 사랑의 철조망과 뭐가 다르리오. 거의 뭐, 남한의 국정원 요원과 북한의 국정원 요원 사이에서 사랑이 피어난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꽤 오래 전의 어떤 영화 또한 그런 비슷한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서로가 경계할 수밖에 없는 그런 남북한 배경의 환경적인 요인 덕분에 그들의 사랑은 너무나 슬픈 운명으로 흘러갔던 흐름의 전개였던 것 같다. 말 그대로 ‘슬프도록 아름다웠던’ 그들만의 사랑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 깊이 진한 잔향의 향기로만 남지 않았을까.
이런 전쟁터 같은 환경을 배경으로 하는 사랑은 아무리 아름다울지라도, 척박한 사막에서 힘들게 피어난 꽃 한 송이랑 뭐가 다를까. 설령 그런 사막 같은 환경에서 서로의 사랑이 간신히 피어난다 한들, 그리도 힘겹게 피어난 사랑들이 과연 계속 유지되기는 쉬울까. 혹시, 장미꽃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으려나. 아니. 선인장이어야 할까나. 장미보다 더 험악한 가시들이 많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야. 그만큼 사막처럼 험난한 험지에서 피어오른 두 사람의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날카로운 가시들이야말로 그 고운 사랑의 보호막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거든.
허허벌판의 삭막한 환경에서 자신들의 사랑은 그 어느 꽃보다도 아름다운 장미로 피워냈지만, 그렇게 힘들게 겨우 피워낸 사랑인 만큼 쉽게 무너지지 않으려면 왠지 뾰족한 가시를 방패처럼 무기로 삼아야만 그들의 사랑을 계속 지켜낼 수만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혹시라도 그 사막에서 다른 공격자라도 나타난다면 그 가시는 방패 대신에 더 매서운 창으로 변모하여 상대를 무찌를 수 있는 더 강한 무기가 되어주지 않을까. 그 공격자는 장미를 해치려고 하는 어떤 생물체가 될 수도 있고 악천후 같은 날씨가 될 수도 있겠지. 휴. 진짜로 그런 대단한 사랑이라면 사막 속에서 피어난 장미꽃이 딱 맞겠구나. 이런 악조건의 환경인 사막에서 사랑의 꽃이 피어나려면 장미여야겠네. 그래야지 저런 절절한 사랑들을 버텨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가시가 없는 다른 연약한 꽃들이라면 사막처럼 척박한 환경에서는 아예 피어나지도 못할 것 같거든.
마침 ‘사막 장미’라는 이름을 가진 꽃이 실제로도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건조한 지역에 적응하여 최소한의 수분으로 성장하는 다육 식물이라고 한다. 날렵한 가시를 가지고 있는 정열적으로 화려한 장미꽃이니깐 저런 사막 같은 환경에서도 사랑의 꽃을 피워내는 것이 가능한 것 아닐까. 불같이 타오르는 열정의 붉은 색상을 지니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여왕의 꽃이라서 사막에서도 피어날 수 있는 것이리라. 그런 강력한 아름다운 꽃 같은 사랑을 지켜내려면 그만큼 강력한 보호막 장치인 가시가 있어야만 할 것이다.
더구나 전쟁터는 언제 철조망 같은 장벽이 생길지 혹은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몰라서 위험한 공간이라면, 사막은 언제 또 생명수 같은 비가 내릴지 그 시기를 예측할 수가 없어서 희망을 품지 못하는 절망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계속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간신히 한 모금이라도 마실 수 있는 정화수 같은 빗물이 잘 내리지 않는 이런 사막에서 힘겹게 겨우 피어난 장미꽃일지언정, 이 사랑의 꽃은 과연 그 생존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장미 중에서도 진짜로 사막 장미처럼 수분이 많이 없어도 살아낼 수 있는 그런 질긴 생명력을 지닌 꽃만이 잘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사막 장미’ 당신은, 여러 종류의 장미들 중에서도 최고로 으뜸가는 여왕 장미꽃이겠구나. 뜨거운 태양의 열기 아래에서 물기 하나 없이 목마른 가슴을 바짝 태우느라, 자신의 무기이자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샤프한 가시와 강렬한 아름다움으로만 버티고 있는 가녀린 존재니깐 말이다. 언젠가는 곧 희망의 날이 올 것이라고 매 순간을 다짐하면서, 사막 같은 그 절망적인 환경을 하루하루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그녀. 겉으로는 한없이 아름다워 보이기만 하지만, 진짜 내면에는 서글픔을 한가득 품고 있을지도 모르는 강인한 그녀. 그런 향기를 진하게 풍기는 외유내강의 강렬한 그녀. 그 모든 것을 견뎌내면서도 계속 끝없이 피어나는 사막의 장미꽃을 닮은 사랑이라면,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사랑 아닐까. 진정으로 축복받아 마땅할 것이니라.
하지만 하늘이 감복하여 그런 눈물겨운 사랑이 드디어 힘겹게 시작된다 한들, 과연 해피 엔딩까지도 보장받을 수는 있는 걸까. 물론 그런 견고한 기운을 지닌 기개 있는 사랑이라면 시작이 반이 아닐까 싶어서 그 어떤 것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시작부터 존속까지 뭐 하나 수월해 보이지 않는 첩첩산중의 사랑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진짜로 사막에서 피어난 장미를 내 눈앞에서 직접 보게 된다면 엄청나게 애잔해 보일 것 같구나. 그런 고된 환경에서 피어난 꽃의 생명력은 더욱 진한 감동으로 다가오기 마련일 테니깐.
사막 장미야. 부디, 잘 살아내렴! 부디, 잘 버텨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