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한 줄에 담긴 응원
새벽은 하루를 여는 종소리 같다.
오늘은 여느 때보다 더 일찍 일어나 주방 불을 켰다. 아이의 축구시합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손주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준비하는 손길은 바쁘면서도 즐겁기만 하다
김밥을 말고, 다과를 챙겼다. 밥알 하나, 김 한 장에도 응원의 마음을 꾹꾹 눌러 담는다
차에 짐을 싣고 경기가 열리는 장소로 향했다.
창밖으로 아침 햇살이 번진다
내 마음도 그 빛만큼이나 투명하다
무심히 스쳐 지나가던 풍경도 특별했다
일곱 살 손주는 축구 유니폼을 멋지게 입고
작은 두 다리로 잔디 위를 분주히 달린다
공이 오면 쫓아가고, 놓치면 다시 뛰어갔다
넘어져도 잠시일 뿐이다.
금세 일어나 다시 달린다.
경기에 집중하는 아이의 모습이 그라운드 위에서
또렷한 별처럼 빛났다.
함성을 보탰다.
“잘한다, 파이팅!”
“최고~~ 박시오~~~ 파이팅!”
준비해 온 김밥을 꺼냈다.
아이가 땀을 닦고 다가와 한입 크게 물었다.
그 모습이 그렇게 대견할 수 없다.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뛰는 발자국 소리가 하늘을 두드리고 있었다.
아이들이 서로 공을 주고받으며 넘어지고 웃는 모습에서 삶의 모양을 보았다.
경기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었다.
협력과 끈기,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배우는 자리였다.
경기가 끝났다.
아쉽게도 준우승이었다
아이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붙어 있었지만,
그 웃음은 햇살보다 환했다.
돌아오는 길,
아이의 축구시합은 단순한 경기 이상이었다.
가족이 함께 모여 한 아이의 성장을 바라보는 의식 같았다.
아침 일찍 주방 불을 켜며 시작된 하루는
결국 아이의 환한 웃음으로 완성되었다.
오늘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김밥 냄새가 배인 새벽의 주방과,
햇빛에 번뜩이던 운동장을 함께 떠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