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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단백질

영양과 가공성 모두 우수한 프리미엄 식물단백질

  단백질이라는 소재의 이름을 들었을 때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고기, 우유, 계란 등 가공되지 않은 1차 원료를 먼저 떠올리기 쉽다.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단백질이라고 얘기한다면, 한국에서는 햄, 소시지 등 육가공제품이나 두부 정도를 떠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단백질이 원료로서 소비되는 범위는 의외로 넓으며, 사용량도 점점 증가하고 있어 어떤 단백질을 골라먹느냐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야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설탕과 비만, 트랜스지방 및 포화지방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탄수화물과 유지원료들에 대비하여 단백질 원료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채식주의, 광우병 우려, 공장식 사육환경에서 오는 불안감, 사료값 상승에 따른 지속적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식물성 단백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단백질에 대한 관심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영양가 높고 소화가 잘 되며 이용범위도 넓어...

   식물성 단백질을 공급해줄 수 있는 원료는 주로 콩과 밀 등으로 한정되어 있다. 단백질은 식품의 주원료로 사용되기보다는 다른 원료들과 함께 사용하기에 어디에 얼마만큼 사용하는지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가기 쉽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Frost & Sullivan사에서 발표한 2012년 Global 단백질 소비동향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170만톤의 식물성 단백질 원료 중 콩은 전체의 56%, 밀은 43%를 차치할 정도로 콩과 밀 단백질의 소비량이 절대적으로 높다. 이중 상당수는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간장 및 조미소재로 만들어지고, 빵이나 육가공제품에 첨가되어 물성개량 및 원가절감용 소재로 사용되며, 고순도로 정제하여 단백보충용 식품이나 체중조절용 식품, 스포츠 식품에 사용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GMO 이슈제기 및 글루텐 알러지 문제로 인해 콩과 밀을 대체하여 새로운 단백질을 찾고자 하는 경향이 생겨나고 있으며, 쌀과 완두, 대마씨 등이 이러한 대안 단백질의 새로운 원료가 되고 있다.

   쌀단백질은 알러지가 거의 없고, 소화가 잘 되는 점이 특징이다. 백미에서 쌀전분 추출후 남은 부산물에서 생산하며, 식물성 단백질 중 비교적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고 균형잡힌 조성을 가지고 있어 소화이용도 꽤 잘 되는 편이다. 콩단백질은 분리정제하여 90%이상의 고순도 소재로 만들 경우 100%에 가까운 이용률을 나타내는 반면, 밀과 옥수수는 각각 라이신과 트립토판이 부족하여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화이용률을 나타낸다. 그에 비해 쌀단백질은 65% 정도의 소화이용률을 보이며, 알러지 및 관련된 소화장애도 없기에 실질적으로 좀 더 우수한 소화이용률을 보이는 것이다. 쌀단백질은 물에 거의 녹지 않기 때문에 음료로 사용하기가 어렵지만, 제과나 베이커리, 다이어트 식품이나 스포츠 식품 등으로 사용가능하다. 쌀단백질 자체가 식품내 수분과 지방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육가공용도의 대체단백으로 사용하기에 큰 무리가 없는 품질수준을 보인다.                                                  

< 그림 1. 단백질 간 소화이용품질비교 >

* PDCAAS(Protein Digestibility-Corrected Amino Acid Score) : 아미노산가로 보정된 단백질 소화율

* 출처 : 영문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Protein_Digestibility_Corrected_Amino_Acid_Score)


해외에서 더 인기있는 쌀 단백질

  2015년 2월 미국 CNBC에서는 미국인들의 단백질 섭취 늘리기 열풍과 함께 글루텐이 없으며, 유청단백질보다 저렴한 반면 비슷한 효과를 내는 쌀단백질이 유명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홀푸즈매장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5년부터 미국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쌀단백질은 처음에는 단순히 유청 또는 콩단백질 기존 시장을 대체하는 원료로만 소개되었으나, 글루텐 프리이고, 알러지가 없으며, 모유에 매우 유사한 아미노산 조성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다이어트와 스포츠 식품등으로 점점 소비가 늘기 시작했다. 미국의 "Global Market Insights"사에서 발표한 유기농 쌀단백질 시장 관련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의 유기농 쌀단백질 시장은 2015년 현재 35백만달러규모이며 2024년까지 연평균 18.2% 성장하여 전체 시장규모가 1억5백만달러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유럽에서도 2002년 벨기에의 Beneo Remy사에 의해 건강기능성 영양식품용 쌀단백질이 최초로 상품화될 정도로 쌀단백질 시장이 기 형성되어 있으며, 식물성 대체 단백질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시장 규모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쌀단백질 시장 형성 자체가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이는 쌀단백질의 내부적 문제보다는 국내 단백질 이용 식품 시장이 발달하지 못한 상황에 기인한 것으로 외국처럼 다양한 단백질 사용방법이 개발되면, 국내 시장에서 다른 단백질 못지 않은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국내 기술로 백미가 아닌 쌀겨부위에서 단백질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 상업화된 사례가 있으며, 쌀겨부위의 단백질은 현재 유통중인 쌀단백질과는 달리 용해도가 높고 필수아미노산 함량 및 아미노산 조성이 유청단백질에 비견될 정도로 우수할 뿐만아니라 면역회복 효과등 기능성 또한 더 우수하다는 점에서 이용가치가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 그림 2. 미국에서 판매되는 쌀단백질 >

 

앞으로 더 사용증가가 기대되는 단백질 소재

  쌀단백질은 아토피, 글루텐 알러지등 면역관련 질환이 늘어나고 있는 현재 시대에 점점 더 필요해질 수 있는 단백질이다. 알러지가 없고, 소화흡수율이 높으며 단백 이용효율이 좋다는 장점으로 인해 더 가치가 빛나고 있으며 쌀에서 생산할 수 있는 식품소재는 다양하지만, 쌀단백질은 다른 소재들과는 달리 상품으로 개발된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기에 향후 새로운 기능과 장점들이 개발될 여지가 높은 소재이다.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단백질 공급원 발굴에 대한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는 가운데 콩과 밀, 그 다음의 3번째 식물성 단백질 소재가 되기 위해 여러 단백소재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는 다른 단백질 소재와는 달리 쌀단백질은 국산화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내 식품산업 및 쌀산업 등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이기에 앞으로 반드시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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