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밥 만들기
추석때 맛볼 수 있는 햅쌀.
추석은 1년중 쌀이 가장 맛있을 때다.
햅쌀로 지으면 당연히 맛이 있다.
이 맛있는 밥맛을 어떻게 설명해야하나..
"먹어보니 달라?" "갓 지은 햅쌀밥이니까 맛있지.."
밥맛을 설명하는 과학적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수분과 연관지어 설명하는 방법.
전분 및 그 조성으로 설명하는 방법.
미네랄 함량과 감칠맛으로 설명하는 방법 등등.
내가 최근 주목하게 된 것이 단백질 관점으로 설명하는 방법이다.
쌀에 있는 단백질은 전통적으로 밥맛을 해친다하여 가급적 단백질이 적게 포함된 쌀을 더 좋은 것으로 평가해왔다. 지금도 밥맛을 위해 질소 시비량을 적절히 하자라고 계몽중이다.
그럼 단백질은 왜 밥맛을 나쁘게 할까?
구수한 맛이 나는 전분질에 비해 단백질은 익혀도 그다지 맛이 잘 나지 않는다. 닭가슴살을 맛으로 먹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처럼 원래 단백질은 맛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쌀단백질 중엔 식감을 저하시키는 종류가 있다.
백미의 영양소별 분포를 살펴보면 백미는 중심부위에 전분이 모여있고, 이 전분으로 된 구를 단백질이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전분을 둘러싼 단백질들은 전분의 용출을 막고 쌀알
형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물을 붓고 밥을 하게 되면, 외부의 수분이 쌀알 속으로 침투하면서 전분이 익게되고(호화), 그러면서 쌀알은 팽창하여 쌀단백질로 구성된 외곽층을 깨뜨린다. 이 결과 외곽의 단백질들이 전분들과 함께 깨져나오면서 끈적끈적한 점액질 액체를 생성하게 된다.
쌀단백질은 용해도에 따라 알부민, 글로불린, 글루텔린, 프롤라민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이중 프롤라민은 물에 잘 녹지 않고 알콜등 일부 유기용매에만 녹는 단백질로서 물에 녹지 않기때문에 밥을 지을때 혼자 점액중에서 겉돌아 다니게 된다. 뜸들인 후에는 점액 중의 프롤라민이 밥알 표면에 붙게 되는데 물에 녹지 않으므로 미세하게 뭉쳐 퍽퍽한 식감을 내게 된다. 프롤라민이 많은 품종의 쌀로 지은 밥이라면 퍽퍽한 식감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먹기에 불편하다고 느끼게 된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Japonica 계열의 쌀로 밥을 지을때는 물을 붓고 가열함으로써 물에 삶아서 뜸들이는 방식을 사용한다. 반면, 동남아, 인도등의 Indica 계열의 쌀로 밥을 지을때는 일단 과량의 물을 붓고 적당히 익으면 여분의 물은 버린다음 다시 가열함으로써 뜸을 들인다. 이렇게 하면 쌀의 나쁜 냄새도 제거하고 취반시 생성된 점액에 포함된 전분도 제거 되므로 점성이 없는 쌀밥이 된다.
프롤라민 관점에서보면, 한국의 기존 밥짓기 방법에서는 프롤라민을 제거할 수 없으므로 맛을 해치지만 동남아 식으로 밥을 짓게 되면 프롤라민을 제거할 수 있어 맛을 좋게 만든다라고도 볼 수 있다.
좋은 밥맛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밥맛이 좋게 밥을 짓는 방법은 무엇이 있나?
여러가지가 있으며. 확실한 것은 다양한 각도로 자세히 생각해봐야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