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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가물, 그리고 GMO

무지에서 나오는 두려움이 원천이다

내가 첨가물 사용에 눈을 뜨게 된건..

단백질 음료를 만들면서부터다.

사실 그전까지는 여느 연구원과 별다를 바 없었다.

대표적 합성첨가물인 유화제는 가급적 안쓰고 신제품을 만들려고 했다. 나자신도 합성첨가물이 뭐 좋은가? 꺼림직해서..


진짜 드럽게 안녹는 단백질때문에..

이걸 용해하려고 노력하다가 점점 빠져들게된 유화의 세계..

당시 우리 회사에서 나오는 한뿌리라는 제품이 있었는데...

그건 점도를 늘리는 첨가물을 넣지 않고도 오로지 유화제 만으로 적절한 점도를 내며 고르게 분산균질된 음료를 만들었다.

알고보니 일본에서 넘어온 기술. 첨가물 업체에서 유화 테크닉이 들어간 레시피를 준 것이다.


별볼일 없어 보였던 유화제 하나가 대단한 변화를 유발한다는 걸 알고.. 한동안 유화와 유화제 공부하러 많이 다녔다.

회사를 나와 유화의 기술을 이곳저곳에서 듣다보니..

점점.. 유화와 첨가물사용. 등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졌다.


합성첨가물 사용이나 GMO, 농약 등등에 대해 무조건 안된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안 좋은 이유에 대해 말하고다니지만.. 가만히 들어보면 그냥 막연하게 먹으면 건강에 안 좋다라는 얘기고, 증거라고 얘기하는 것들은 사실 말도 안되는 엉터리가 많다. 사람들 사이에 막연히 형성된.. 이런 건 쓰지 않으면 좋겠다라는 심리가 반영되어 제법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그것들을 과학적으로 까보기 시작하면 진실과는 거리가 먼 얘기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결국.. 잘 모르니까 그런 얘기들을 하는 것이다.

몇년전 GMO반대에 앞장서서 운동을 펼쳤던 유럽의 환경운동가가 GMO찬성으로 돌아섰다고 하여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난 왜 그런지 알것 같다. 그도 반대운동을 열심히 하다보니.. 점점 지식이 쌓여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이다.


첨가물, GMO, 잔류농약, 중금속...

식품에서는 어두운 쪽이라고 봐야하는 분야인데.

그래서 그런지 전공하는 사람도 적고, 알아야하는 건 어마어마하게 많다. 수많은 독성케이스들에 대해 일일이 따져봐야하는 건데 똑똑하고 인내심이 뛰어난 사람 아니면 오래 남아있기 힘들다. 그렇기에 제대로 아는 사람도 적고, 거기에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잘모르는 것에 대한 인간들의 반응은 주로 적대적이거나 두려워하는 것이었다.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던 시절 먼바다로 나가면 언젠가 떨어질것이다라고 다들 얘기했고, 지구가 태양을 돈다고 하면 미쳤거나, 하느님을 거역하는 죄인으로까지 얘기했던 시절도 있었다. 흑사병은 쥐가 옮기는게 아니고 마녀가 옮긴다고 해서 동네마다 마녀를 색출하는데 혈안이 되기도 했다. 이제는 아무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해서 적대시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첨가물, GMO 등에 두려움이 없어지려면..

제대로 알리고 이해시키는 교육이라는 절차가 반드시 들어가야할 것 같다. 회사를 관두고 나와 교육이라는 분야에 참 많이 발을 들여놓고 일하게 된 것 같다. 식품제대로 알기 교육을 한다면 다룰 수 있는 컨텐츠가 정말 많은 것 같다. 

그리고, 교육은 서서히 사람의 마음을 바꾼다. 그게 감화다.

즉각 대응하고 말싸움하고 토라져서 끝내버리면 교육이 되지 않는다. 나랑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설득하려면 꾸준하게 증거를 모아 현실적으로 얘기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농사나 교육이나 단기간에 많은 변화를 기대하면 안되는 것 같다. 한 10년.. 20년 정도 내다보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만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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