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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업에 미래가 있는가?

관행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단절이 필요하다.

1. 관행농 : 전부터 농사지어온 방식 그대로 농사짓는 분들. 농약쓰고 비료도 쓰고.. 등등.

2. 친환경 : 환경을 고려해가며 농사짓는 분들.. 보통 농약을 안쓰기에 최근엔 무농약이라고도 하는데.. 화학비료까지 안쓰면 유기농.

3. 유기농 : 공인된 유기재배방법에 따라 농사짓고 인증받은 경우. 아무리 양심껏 농약과 화학비료를 안쓰고 농사짓는다고 해도 인증못받으면 의미 없음.


모든 농사행위는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준다. 보통 나쁜 쪽으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아무리 우수한 친환경 유기농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한들.. 식물이 흙속 미네랄들도 상당량 빨아먹기 때문에 지력의 감소는 피할수 없다. 만약 완벽하게 보존하려면 그렇게 자란 식물을 그자리에 그대로 두어 퇴비화시킨다면 원래 그대로 영양소가 보존되겠지.

그러나, 심은 작물을 그자리에 두지 않고 수확해서 내다 판다면.. 지력의 감소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19세기 화학비료의 발명은 인류 역사상 굉장한 발명중 하나다. 증기기관의 발명이 산업혁명을 이끌었다면, 녹색혁명은 바로 이 화학비료의 발견에서 시작되었다. 식물이 어떤 영양소를 주로 흡수이용하는지.. 식물 성장에는 어떤 영양소가 필요한지...를 연구해서 이를 과학적으로 체계화한 사람. 리비히다. 농화학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19세기 이전까지만해도 전세계적으로 쉽게 기근이 찾아왔고, 굶어죽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화학비료, 그리고 농약이 가져온 식량생산의 혁명이 지금의 풍요로운 현실을 가져다 준 것이다.

리비히 이후 과학자들의 노력은 계속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속되어왔다. 요즘은 환경도 생각해서 환경에는 독성이 약하면서도 효과적으로 해충, 잡초 등을 방제할 수 있는 기술들이 계속 개발되는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정부에서 농가소득을 늘리려고 무농약, 친환경, 유기농 농법을 권장하는 면도 있고, 농약부작용 등 때문에 기존의 농약, 비료 이런 거 몸에 안 좋으니 안 쓰려고 하는 농부들도 늘고 있어서 관행농의 입지는 계속 줄어드는 편이다. 특히 최소 친환경이상만 취급하는 생협을 통한 판매가 늘어나 사실 관행농으로서는 일정 규모 이상 농사를 짓지 않는한 소득을 보전하기가 영 쉽지가 않다.


이런 대한민국의 상황은 "농업에 길이 있어요." "융복합산업으로서의 농업이 매우 유망해요"라고 얘기하는 것 또는 최근 짐 로저스라는 사람을 불러 들여 대대적으로 농업에 대해 선전하는 것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지속가능한 농업 추진 상황은 친환경 유기농만 있는게 아니다. 차세대 녹색혁명이라고 하여 농업생산량을 전보다 비약적으로 늘리고 활용도도 이전과는 다르게 엄청 늘림으로써, 철 캐내어쓰고, 석유 석탄 캐서 쓰고.. 이렇게 유한한 자연자원을 대체하여 자원고갈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다. 이런 녹색혁명을 하려면 자본이 더 필요하고, 기술도 더 필요하기에 이미 선진국에서는 거대한 농업회사들의 M&A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좀더 친환경적인 농약과 비료도 개발중이다.


한국의 농업정책은 어디를 지향하는지 잘 모르겠다. 수입농산물 방어? 농산물 가격안정? 사실 이런 기초적인 부분도 해결 못했는데 청년들이 농촌에 가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까? 

친환경이나 유기농산물이 차지할 수 있는 시장의 파이는 한계가 있다. 이미 포화에 도달해서 더이상 성장하기가 어렵다보니 관행방식 농산물에 대한 저격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유기농, 친환경은 생산량에 대한 한계가 있다.

솔직히 말해 미래에 대한 대안은 아니다. 그냥 농산물 1차생산물 그대로 먹는 것으로나 이용할 수 있을 뿐이다.

좀더 깬 사람이라면 환경문제, 건강문제, 생산량 문제 이 모든 것들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을텐데.. 지금처럼 유기농과 친환경에 대한 맹신이 있는 상황에는 이런 건전한 논의 조차도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 


한국 농업에 대해 얘기하자면 자꾸 과거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왜 미래는 없지? 무엇보다도 미래를 내다볼 수 있고 가야할 목표를 딱 제시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유기농? 일부는 그래도 좋지만 나라 전체를 그렇게 만드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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