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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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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과 비소 문제, 그 해결방안

쌀의 비소함량.. 터질게 터진 것

이번달 식품저널을 보니 비소관련기사가 무려 4건.

쌀에 있는 무기비소 건이 핫이슈가 된 모양.

7년전에 쌀단백질 미국 수출하면서 문제가 불거져서 글로벌 규제사항에 대해서 샅샅이 조사한적이 있었다.

조사해보니 그냥 넘어갈 건 아닌 것 같아서 그때 우리나라도 대비하고 있어야한다라고 쌀과 관련되어 일하는 분들에게 말하니.. 쌀은 우리나라의 대표품목인데.. 정부에서 규제못할 거다라고 손놓고 있다가 요새 갑자기 훅~ 이슈가 커져버린 듯하다.



2012년 초 미국 공중파 방송 3사는 쌀시럽에 비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집중 보도했다. (위 링크)

다트머스대학의 Brian P. Jackson 박사 연구팀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전 세계의 쌀과 비소 오염관계를 지속적으로 연구해왔고, 2007년에 이미 비소에 오염된 쌀에 의해 비소섭취가 늘어날 수 있음을 경고한바 있었다. 그게 축적되어 2012년 2월에 미국 공중파 뉴스로 터진 것.

다트머스 연구팀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한국은 비교적 비소오염이 안전한 지역으로 되어 있으나 안심하기엔 충분치 않으며, 방글라데시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소오염이 심한 국가로 나타났다.

쌀에 비소오염이 심각한게 왜 미국에서 문제가 되었냐면...

쌀을 당화시켜 만드는 쌀시럽은 이유식이나 어린이 과자, 간식류에 알러지가 없고 소화흡수율이 좋아 많이 쓰이는데 여기에 잔류하는 비소량도 제법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호주나 영국등지에서는 식수와 어린이식품에서의 무기비소함량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었으며, 미국에서도 규제라면 엄격하기로 소문난 캘리포니아주에서 proposition 65를 통해 쌀에서 만든 식품의 무기비소함량을 엄격히 규제하기 시작했다. 그게 0.1ppm 수준. 2012년에 미국에 갔었을때 쌀 관련하여 이 이슈가 굉장히 심각했으며.. 메이저 유통업체에서는 비소함량관리가 개런티되지 않으면 어떤 쌀가공품도 구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을 정도다. 이정도면 비소함량 높은 쌀가공식품은 판매불가 수준.

특히, 비소는 쌀겨에 다량 함유 되어 있다. 미국의 쌀시럽은 건강이미지 때문에 현미에서 만든다. 그래서 비소함량이 다소 높게 나온 것이다. 백미라고 안전한 것도 아니다. 백미에는 카드뮴 함량이 높다. 쌀밥 많이 먹으면 카드뮴 중독 수치 정도는 흔히 넘어갈 수 있다. 그렇다면 쌀은 중금속 덩어리고 몸에 안 좋은 식품인가? ㅎㅎ 글쎄.. 여기에 대한 답은 맨 뒤에..


한편, 2012년 당시 미국의 식품공인분석기관에서는 무기비소를 0.01ppm 수준에서 분석하고 있었는데.. 한국의 분석기관은 1ppm 수준도 힘들어했다. 돌고돌아 전국에서 그나마 잘 한다고 하는데에 갔더니 1ppm까지는 개런티하지만 0.1ppm 수준은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그당시 만든 쌀제품가지고 롯트마다 미국에 보내 분석의뢰했던 기억이 난다.


비소이슈로 떠들석한데..

여전히 무기비소분석 수준은 그때나 별다를바 없다.

무기비소 0.1ppm 분석이 가능한 식품공인분석기관이 있나? 얼마전에 무기비소건으로 어떤 업체와 얘기를 한적이 있는데.. 그 업체 말로는 여전히 그런 기관은 없다고 한다. 식약처는 규제하겠다고 발표하기 이전에 이런 실태부터 조사를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리고, 식약처에서 분석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진짜 무기비소를 0.1ppm 이하 수준까지 분석할 수 있는 건가?

단속기관만 분석할 줄 알고 민간에서는 못하는.. 이런 깜깜이 상황이라면 규제하겠다는 발의 조차도 안해야 되는 거 아닌가?


어쨋거나.. 난 그 이후로 쌀에서의 중금속 함유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비소, 카드뮴 등 중금속 저감기술을 몇건 개발해놓은게 있다. 비용이 좀 들어가서 그런데.. 식약처에서 무기비소 규제하겠다고 진짜 나선다면.. 쌀가공식품업체에서는 이런 기술들이 꼭 필요할 것이다. 기술 개발할땐 주위에서 쓸데없는 거 한다고 한마디씩 하길래 한국에서 필요없는 건가보다 했는데.. 결국 어떻게든 쓸모가 있구만. ㅎㅎ


마지막으로 쌀은 중금속 덩어리고 못먹을 식품인건가?

그렇지 않다. 비소와 카드뮴은 물에서 온다. 물을 통해 벼로 흡수 농축된다. 벼를 키우려면 물을 많이 잡아먹기때문에 벼가 흡수하는 물의 양에 비례해서 비소와 카드뮴 축적량이 늘어난다.

방글라데시처럼 수질관리가 안되고 토양에 중금속이 많이 축적되어 있는 땅에서 벼를 재배하면 당연히 쌀안에 비소나 카드뮴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수질관리를 잘 해야한다.

그리고, 현재 발암수준으로 설정된 국제기준은 WHO에서 종양유발시험을 통해 결정한 것으로 문제는 곡류 섭취를 상대적으로 덜하는 유럽인들에게는 적용될 수 있는 수준이라면 몰라도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인들에게는 좀 다른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

방글라데시 쌀에 비소가 많다 그래도.. 방글라데시 인 중 비소중독자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멀쩡하게 다들 잘 살고 있는 거다. 그래서, 내가 찾아봤던 어떤 논문에서도 방글라데시 예를 들어 지금 설정되어 있는 비소섭취 상한선 기준이 과연 보편타당한 기준인가?라고 의문제기한 적이 있다.

식약처에서도 무조건 외국기준을 그대로 받아 옮겨 규제할 것이 아니라 이런 건 앞뒤 따져보고 우리나라의 독자적 규격으로 갈 수는 없는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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