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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농산물 품질관리 개념이 필요

한국 농산물 유통의 업그레이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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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15&aid=0003989790

오늘은 이 기사에 눈길이 간다.


으.. 아플라톡신이라.. 잊을 수 없는 이름이다.


작년 아플라톡신 때문에 큰 일을 치뤘다.

판매하던 미강 수거되고.. 그때만해도 아플라톡신은 3개월마다 한번씩 공인기관에 의뢰하는 걸로 준비하면 된다정도 생각하고 있었다. 매번 하기엔.. 물건팔아서 얻는 이익보다 검사비용이 훨씬 더 많이 나오는 상황이라... 그래도 우리가 판매하는 미강은 식품용 프리미엄 미강이라 하여 신경을 써서.. 품질관리 기준을 만들고.. 그리한것. 내가 기준 만들기전까지 그런 기준 만든 사람은 우리나라에 전혀 없었다.


근데, 문제가 된 제품의 원료출처를 추적해보니.. 유일하게 유기농원료 공급하던 곳이다. 유기농이라 자연 그대로 방치를 하셨나보다.(난 안가봐서...)

알음알음 아는 루트를 통해 식약처에서 아플라톡신 단속을 점점 강화할 것이라는 정보를 들었고.. 그냥 깨끗이 제품을 접었다. 철수..


지금의 유통구조로는 아플라톡신 발생을 제어하기가 매우 어렵다. 원료 보관하는 곳을 위생적으로 관리해야하는데.. 그건 남이 소유하고 있는 시설이라 내 맘대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만약 그 공장이 식품공장이었다면...이런 문제가 터졌으면 알아서 위생에 신경을 썼을텐데 그냥 일반적인 농산물 생산시설이라 아플라톡신 예방을 위해 이런이런 설비를 놔야되고 바꿔야한다.. 라고 얘기하면.. "그거한다고 돈도 못버는데 왜 거기에 돈을 쳐발라야하냐"고 대답이 되돌아 올 것은 뻔한 일이었다. 


3년전에 쌀과 현미에서의 중금속 제어, 저감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얘기하니, 쌀로는 그렇게 시비걸 사람이 대한민국에 없을 거고 긁어부스럼 난다 해서 쉬쉬하면서 넘어갔는데..

올해 들어 쌀과 현미 뿐만 아니라 가공식품에도 중금속 규격을 신설한다하여 난리가 났다. 그동안 쌀생산하면서 중금속 관리했던 적이 있던가? 전혀 없다. 쌀가공식품이 해답이다 하여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쌀가공식품 진흥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당연히 들어가야할 중금속 관리에 대한 부분은 빠져있다. 위생, 안전은 미리 생각하지 않으면, 나중에 시장 커졌을때 터져가지고 한방에 훅 간다. 이미 미국에서는 쌀가공식품 원료에서 카드뮴, 비소 에 대한 이슈가 터져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국산 농산물을 사랑하시는 분들은...

상당수가 GMO나 잔류농약 여부, 유기농이냐 아니냐 가지고 국산 농산물은 안심하고 먹으라고 권장하는데...

식품 안전 관점으로는 지금처럼 구분유통되지 않고 마구잡이로 보관, 유통되는 국산 농산물이 안전에 더 취약하다. 아플라톡신과 바실러스 세레우스, 각종 식중독균 문제, 허용되지 않은 농약사용 문제.. 등등.. 국산 농산물 유통체계를 따라가다보면 문제점 발견되는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우리나라 식품 안전이 그동안 계속 강화되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온 건.. 아이러니하지만 수입농산물을 많이 사용하기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미국과 EU등의 농업선진국은 농산물 품질관리와 위생관리도 남다르다. 정해진 매뉴얼에 딱딱 맞춰 잘 지키고 유통한다. 그들도 첨엔 우리나라랑 별반 다를 바 없었을 거다. 근데 수출하다보니 수입국에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까다롭게 이것저것 지적을 했을 것이고.. 거기에 맞춰 품질관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다보니 지금처럼 우수한 시스템을 갖춰놓게 되었을 것이다.


예전에 non GMO 콩에 대한 구분유통증명서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들은 그런 서류를 만들어 관리를 하는데 비해 우리 농산물 유통업체들은 전혀 준비가 안되어 있을 것이 뻔하다.


유기농 인증, 무농약 인증 등이 값을 더 받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 국내 농업에서는 수확후 보관 유통단계에서 품질관리하라고 해봤자 소귀에 경읽기일 것 같다. 아예 개념조차 탑재가 되어 있지 않을테고.. 


지금 우리 농산물 유통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기에 품질위해 이슈가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은채 가고 있다. 이거 제대로 하려면 유통시스템을 아예 첨부터 다시 깔아야한다. 

앞서 말했듯... 쌀부터 예를 들자면, 재배시 적정량이하의 농약사용관리부터해서 수확후 출고시까지 보관조건 세팅과 관련 설비 신규구축 또는 업그레이드. 중간중간 품질 확인할 수 있는 관리포인트설정. 등등..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돈이 제법 많이 든다. 

할거면 제대로 해야한다. 신토불이라 하여 막연한 구호로 국산농산물이 좋아요.. 이래서는 더이상 안된다.


지금 내가 있는 공장은 대규모 미강선별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이게 식품안전문제까지 해결하고 제대로 활용되려면 RPC를 반드시 붙여놔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보조금을 좀 받아 우리 회사 전용 RPC를 하나 세우면 딱 좋을 것 같은데... 

그거 한다고 담당공무원 만나면.. 망한 RPC 많아요.. 라고 할까봐 걱정이다. 망한 RPC가 많다고 한들.. 비위생적인거 인수해봤자 업그레이드하려면 개조비가 더 많이 들것 같다.


지금 우리나라 농업은 관심의 불균형이 매우 심하다.

다들 재배와 생산에만 관심을 갖지.. 수확후 보관,유통,이용은 강건너 불구경이다. 한마디로 그거 좀 잘 만들면 잘 팔 수 있는 거 아냐? 이런 생각인데.. 어떻게 잘 만들어야하는지.. 세부적으로 따져 고민하고 전략을 세우는 이는 거의 못본 것 같다. 뭐가 달라져야하는지 얘기해줘도 첨엔 새로운 얘기니까 관심갖다가 점점 이해하기 어려운지 관심이 줄어들더라. 그건 농민이나 공무원이나 똑같았다. 할거면 진짜 제대로 해야한다. 맨날 보조금 따서 사업확장할 생각만 할게 아니라... 또는 보조금 주곤 왜 효과가 없냐..라고 타박만 늘어놓을게 아니라... 정말 제대로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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