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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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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쌀연구자가 보내는 편지

https://www.facebook.com/junghoon.moon.3/posts/1316418668400077?pnref=story


소로리의 출범을 대환영합니다.


쌀로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시도중 아마 제일 주목받고 가치있을 시도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쌀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것도 참 중요하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진짜 제대로된 쌀맛을 보여줘야겠죠.


일본에 사다케라고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1890년경에 시작한 회사인데 전세계 백미의 역사는 이 회사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현미를 백미로 만드는 도정기제작업체에서 출발하여, 연구에 연구를 거듭.. 지금은 자체 쌀품질 연구소까지 갖춰놓고 있을 만큼 쌀품질에 있어서는 정말 대단한 회사입니다.


소비자들의 밥맛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즉석도정기를 놓고 품종별로 쌀을 도정판매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도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밥맛이 달라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정확히 계산해본 건 아니지만, 밥맛에 미치는 영향은 품종반도정기술반.. 그렇지 않을까요?

가정용 소형도정기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또 도정전 나락관리도 잘 해야 밥맛이 좋은데.. 그부분까지 가정에서 또는 매장에서 체계적으로 가져가기가 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갓 생산된 커피믹스가 맛있다.라고 느끼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산지 RPC들이 점점 대형화되고 있고, 규격화 표준화가 되어 대량생산체제로 가고 있다하여 걱정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실은.. 중소형 RPC로는 도무지 정부보조금이 없다면 당장 폐업해야할만큼 어려운 처지에 놓인 곳이 많습니다. 쌀값은 계속 떨어지는데 나락값은 눈치보여 함부로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라서... 그래서 어찌보면 궁여지책으로 생각한 것이 중소 RPC를 통폐합하여 대형화의 길을 선택한 것.. 그런데 이것도 상황은 썩 좋지 않습니다.


밥맛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고자 한다면...

제대로 된 도정기술로 도정한 진짜 밥맛을 내야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한국에 도정의 원리를 제대로 알면서 도정해주실 분이 얼마나 있을지?

바로 도정한 쌀로 지은 밥이 맛있긴 하지만..

일본처럼 섬세한 기술로 도정해서 지은 밥이 훨씬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쌀 역시 숙성이라는 과정을 거쳐 품질이 좋아질 수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2달넘게 백미상태로 배에실려 한국에 넘어온 캘리포니아 칼로스 쌀이 국산 쌀 웬만한 것보다 더 맛있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제가 처음 쌀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때...

이런 거창한 일을 혼자한다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시간이 흘러감에따라 아무도 관심없는 일.. 혼자서 하느라 바둥거리는 느낌이 들어 때려치울려고도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이렇게 관심있는 분들이 많이 생겨서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외국에 있는 것을 모방하는 수준이 아닌...

한국 상황에 맞는 독특한 제품도 같이 개발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전세계 어느나라든 쌀은 밥외 다른 형태로 먹는 다는 것에 대해 개발이 아직 활성화 되지 않은 상태인데.. 쌀이나 밀이나.. 똑같습니다.

밀은 어마어마하게 생산되어 어마어마하게 소비되는데...

쌀도 역시 같은 곡물이니 밀처럼 소비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모델을 만들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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