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중에 사랑에 대해 재밌는 생각을 하는 놈이 있다.
그 친구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쉽게 잊혀지지 않는?]을 만났던 것이 생후 8번째의 연애였다.
그 연애가 끝나고 이후 4번의 연애가 끝난 터였다.
요는 이렇다.
자기 인생에서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1/8이기 때문에,
약 8번의 연애마다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고,
그러니까 앞으로 대략 4번째쯤의 연애에서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것이라고.
솔직히 솔깃한 말이었다.
처음 저 말을 들었을 당시 나는 지금의 아내[내 삶의 전부, 이유가 되어주는]를 만나기 전이었다.
진실한 사랑을 기다리고 꿈꾸던 내 입장에서 보자면, 이루어질지 안 이루어질지조차 확실치 않은 내 힘없는 소망이 확률의 보호를 받게 되는 셈이었다.
믿고 싶은 말이었지만 사실 이건 도박사의 오류에 불과했다.
이때까지 잃었으니 이제는 돈을 딸 것이라 말하는 도박중독자와 다를 바가 없었다.
이때까지 못 찾았으니 이제는 진실한 사랑을 찾을 것이라 말하는 사랑중독자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외람되게도 진실한 사랑을 찾고 있는 나에게는 좋은 동력이 되어줬다.
지난 사랑에 조금 지쳐있던 내가 용기 내서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게 토닥여줬달까.
뭐 도박사의 오류면 어떻고, 조금 외람된 사랑중독자면 어떻겠는가.
저 오류 같은 생각 덕택에 지금의 아내를, 내 진실한 사랑을 찾을 수 있었던 건지도 몰랐으니까.
내가 찾은 요는 이랬다.
끊임없이 사랑하거나, 멈춰 서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