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나에게, 지금의 내가
이 이야기는, 한겨울 미국의 외딴 도로에서 갑자기 멈춰버린 시간에서 비롯되었다.
생의 경계에서 간신히 돌아온 나는, 그날 이후로 많은 것을 잃고 또 새로 배우게 되었다.
이 글은 20대의 내가 겪었던 사고 이후, 회복의 시간 속에서 만난 사람들, 기억들, 그리고 변화된 나의 삶을
마흔을 앞두고 조용히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겨울이었다.
회색 공기는 무거운 담요처럼 언덕 위 집을 덮고 있었고, 몇 날 며칠이고 창밖의 풍경은 달라지지 않았다.
나는 하루 대부분을 침대에 누워 지냈다. 몸을 세우면 곧 어지러움이 밀려왔고, 두통은 언제나처럼 일정한 시간에 찾아왔다. 방 한쪽엔 창이 있었고, 그 창은 언덕 아래를 길게 가로지르는 철로를 향해 열려 있었다.
기차는 하루에 서너 번 지나갔다.
지나는 시간은 매번 달랐지만, 지나가는 소리는 분명했다.
철컥— 철컥— 철컥—
기차는 천천히 다가와 언덕 아래를 가로지르고, 내 시야 밖으로 사라지기까지 몇 분 남짓한 시간을 썼다.
나는 그 시간에만 자주 몸을 일으켰다.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는 일은, 어쩐지 위로가 되었다.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 시간이 여전히 흐른다는 것, 나만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는 감각.
그건 그 시기, 내가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확실한 감각이었다.
기차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면 다시 침대에 누웠다.
이어폰을 끼우고, 낡은 MP3에 저장해 둔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했다.
익숙한 멜로디, 반복되는 리듬.
한 곡이 끝나면 또 다른 곡이 이어졌고, 나는 그대로 잠들거나,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곤 했다.
그 계절, 나는 그렇게 지냈다.
말없이, 조용히,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를 들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