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어른 이가 부럽다고 하고,
나는 유치를 더 오래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엄마와 아이의 시간이 이렇게 조금씩 어긋나며
또 자라나고 있구나.
매일 아침, 그리고 저녁마다
나는 아이의 이를 닦아준다.
혼자서도 닦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만
구석구석 놓치는 걸 알기에
나는 늘 마무리를 해준다.
아이의 유치는 작고, 하얗고, 참 귀엽다.
오밀조밀 모여 있는 작은 이들을 바라보다 보면
처음 아이에게 이가 났던 순간이 떠오른다.
이앓이를 했는지 유독 칭얼대던 어느 날,
선홍빛 잇몸 사이로
살짝 고개를 내민 작은 하얀 이.
그 얼마나 귀엽고, 또 대견했던지.
그 조그만 것이
잇몸을 뚫고 나오는 동안
얼마나 고되었을까.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아이의 입속은
작고 하얀 유치들로 가득 찼다.
이제는 유치원에 다니기에
혼자 이를 닦아보라고 말해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내가 아이의 이를 닦아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생각하며
조금은 서운한 마음이 스며든다.
하루는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가 말했다.
“엄마, 유치원에 7살 언니 있는데 이빨 하나 없어!”
“응, 아기 이빨이 빠지고 어른 이가 나오는 거야.”
“나도 빨리 어른 이 가지고 싶어!”
어른 이도 가지고 싶고,
엄마 화장품도, 장신구도
빨리 쓰고 싶다는 아이의 말에
나는 웃음으로 답한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바란다.
조금만 더 천천히 커도 괜찮다고.
조금만 더, 이 사랑스러운 시간에 머물러 줘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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