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 2급 과정이 제일 싼 데 비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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꽂히면 일단 시작하고 보는 스타일이다.
포기가 빠르다는 게 흠이랄까...
커피를 배우는 방법을 검색한다.
카페에서도 배울 수 있고, 학원에서도 배울 수 있다.
학원도 자격시험을 볼 수 있는 곳과 아닌 곳으로 나뉜다.
카페를 차릴 것도 아니고 카페 알바를 할 목적도 아니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기왕이면) 자격증도 따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게 어쩔 수 없다. (사람 일을 어찌 아나?)
당연히, 자격시험을 볼 수 있는 학원을 선택한다.
상담을 받아보니 바리스타 2급 자격증 과정(커피 제조 마스터 2급)을 배우는 것부터 추천한단다.
수강료는 모든 과정(2급, 1급, 마스터, 라떼, 브루잉 등) 중에 가장 저렴한데, 지금껏 내가 배운 취미 중 시간 대비 가장 비싸다.
이론, 실기 자격시험에 응시료도 내야 한다.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려보며 고민한다.
새로운 취미를 배운다는 건 설레는 일이다.
나의 업이 아니기에 잘하지 못한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지도 않는다.
중간에 포기한다고 해서 뭐라 할 사람도 없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오는 긴장감.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의 절망감.
배우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
못하던 것을 하게 되는 순간의 성취감.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어릴 때 못지않게 나이가 들어서도 잃어버리지 않아야 할 감정들이다.
취미가 나의 업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않지만,
새로운 취미를 배우며 느끼게 되는 감정들은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나의 업에도 도움이 되는 길이라는 생각을 하며 결제를 한다.
하하! 내 특기인 ‘합리화’가 발휘되는 시점이다.
1년 후인 지금, 말할 수 있다.
"그때 너 너무 잘한 것 같아~"
'뭐든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는 말을 들으면,
'뭐든'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늦은 일도 있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난 되도록
'그때 머뭇거리지 말고 해 볼걸~'
'좀 더 어렸으면 도전해봤을텐데~'하는
후회를 안 하고 살려고 노력한다.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게 더 낫지 않은가!
해보고 후회를 안 하면 더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