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
예전에 독한 차, 커피를 마실 때가 있었다. 그때는 에스프레소나 검은색에 가까운 홍차를 마셔도 속이 아픈지도 몰랐다. 뭔가 잠이 잘 오지 않고 몸이 둔해져 가는 묘한 느낌은 있었지만, 그렇게 무딘 채로 살았다.
근데 그것이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고 못 느낀 거였다. 강한 자극에 익숙해져서 더 강한 자극을 원했고, 더 강한 카페인을 마셔야 속이 풀렸다.
어느 날 의지를 갖고 물을 마시려고 노력했고, 그 이후부터 뭔가 몸이 반응하는 것이 달라졌다. 1년 즈음 지나고부터 맹물의 맛도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았고, 더 순한 차들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더 강력하고 자극적인 것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오히려 모든 것을 다 끊어버렸다. 그랬더니 더 순한 것으로도 충분히 좋다.
내가 내 몸과 마음을 도저히 통제할 수 없다 여겨지다가도, 가끔은 이런 작은 곳에서 통제가 가능한 건가 희망이 생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