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원 Sep 27. 2019

내 기억 속 집

2019년 9월 26일

요즈음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 2-3학년 즈음 생각을 자주 해요.

내가 어릴 때 집에 들어오면 우리 집은 어떤 모습이었더라?


항상 피아노 소리가 들렸어요. 

집 대문을 열면 방음 스펀지가 가득가득 붙어 있었고요.


엄마가 집에서 피아노 레슨을 하셨었거든요.

제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 엄마는 레슨 하다 문쪽을 돌아보며

"왔어? 저기 간식 있으니까 씻고 먹어~"라고 말하면서 

인사를 해주셨던 것 같아요.


그러면 저는 엄마랑 인사하고 문을 닫고 방에 들어가요.

집 안에 항상 피아노 소리가 가득하니까, 문을 닫는 게 습관이었어요.


엄마가 항상 집에 있어서 반겨주는 게 좋았어요.

저녁 8시 넘게까지 항상 집안에 외부사람이 있고 끊임없이 소리가 발생하는 건 

싫지도 좋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냥 당연했던 것 같아요.


오후 4시 정도부터는 놀이터나 집 앞 주차장에서 신나게 스케이트를 타거나 뛰어놀았고.

저녁때 즈음이면 학생들이 집에 가요.

그때 즈음 창문으로 엄마가 저를 불러서, 저녁을 먹고 숙제를 좀 했던 것 같아요.

근데 엄마가 창문으로 불러주는 게 그렇게 좋았어요. 

아파트가 5층짜리라 집이 몇 개 안되어서

우리 집 201호 창문으로 엄마가 저를 부르면 한눈에 보였거든요.


그렇게 돌아왔을 때 고요해진 집이 참 좋았어요.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입학 후에 엄마가 나만의 방을 만들어준 것도 참 고마웠고요.

그때 같이 고른 가구들 색감이나 방 분위기가 아직도 선명해요.

돌아보니 참 세세하게 챙겨준 점이 많았네요.


나는 바다한테 어떤 안락함과 감정을 줄 수 있을까요. 

그런 생각을 자꾸 하게 되어요.


바다가.. 집에 머무는 게 편안하면 좋겠어요.

엄마, 아빠를 만나는 게 즐거우면 좋겠어요.

아이가 언제든지 안기고 싶은 그런 엄마, 아빠가 되면 좋겠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바다와 시작한 긴 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