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4일 금요일
2일 전 밤에 몸에 이상신호가 몇 개가 왔습니다.
혹시 태반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순간,
의식의 구조가 달라졌습니다.
다음 날 업무부터 친구 약속까지 우선순위가 많았지만,
그 순간 나에게 최우선은 이 아이의 건강이었습니다.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절대 휴식 후, 다음 날 바로 병원에 달려갔어요.
1시간 30분에 걸쳐 2가지 검사를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행히도 제 컨디션의 문제이지, 아이는 건강하다는 대답에 안심하고
온몸에 힘이 풀려 집에 돌아왔죠.
점심은 제대로 안 먹히더니
검사 결과 듣고 그제야 위장 문도 열리면서 제대로 배가 고프더라고요.
버스에서 내려, 쌀 팥빵을 사서 하나 입에 물고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근데 집에 돌아와서 집을 정리하다가
"아이는 너무 건강해요. 엄마만 건강을 잘 챙기면 될 것 같아요."
라는 말에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하며 울먹였던 내가 좀 웃겼습니다.
딱히 모성애까지는 아닌데...
내 상황과 상관없이, 이 아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피어오릅니다.
내 상황을 뛰어넘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기도 하고요.
새로운 생명을 품는 것은
어쩌면 나에게 또 다른 생명력을 선물해주는 걸지도 모릅니다.
자꾸 드는 생각은,
나는 이 아이를 통해 더 넓고 깊은 세상을 경험할 것만 같습니다. 사실 이미 그러고 있죠.
그래서 아이에게 바라기보다 더 고마워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