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중얼중얼

살고자 하는 몸의 움직임

#354

by 예원

임신 기간 40주 1일

모유 수유 10일 차


내 몸의 모든 뿌리의 영양분까지 '바다'에게 쏟아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상 움직임은 조리원 복도에서 몇 걸음 걷는 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3시간마다 깨서 모유를 생산하다 보니(?)

돌아서면 배고프고 먹고 돌아서면 또 배고프고, 눈은 항상 풀려있습니다.


여자가 임신 후 출산을 하면

'원래 네 몸은 이런 용도가 숨겨져 있었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좀 잔인하게 들릴 수 있지만,

새로운 생명을 위해 메커니즘을 탑재하고 있었지 싶습니다.

걸신들린 사람처럼 세끼를 다 챙겨 먹게 되고, 그렇게 먹어도 살찔 겨를이 없습니다.


참 신기하고 아이러니해요.

몸은 항상 살기 위해 움직이는고 싸우는데,

심지어 새로운 생명을 위해 없던 에너지까지 끌어모으는 몸이잖아요.


그런데 내 정신은 늘 방황하고

살고자 하는 몸을 스트레스로 아프게 했던 것 같아서.

버텨준 몸이 고맙기도 하고.

인간의 체력이 정신의 일부라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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