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11일 목요일
아이를 키우면서 계속 던지는 질문은
"내가 정말 최선을 다했는가?"이다.
내 한계 때문에 미리 포기하는 것은 아닌가?
강압이 아닌 훈육의 경계는 어디인가? 등등
육아를 하다 보면 자아를 매일 같이 만난다더니, 사실이다.
아이가 젖병으로 먹는 걸 좋아해서
유축으로 먹인 지 50일 즈음되었을 때 체력과 정신에 현타가 왔다.
육아는 먹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정서적으로 아이와 교감해야 하고, 위생, 살림 등이 병행된다.
근데 한 분야에서 현타가 오면 나머지가 무너진다.
(요즈음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으니, 아마 현타가 더 크게 왔을지도)
...그럼에도 한번 더 나한테 물었다.
'정말 모유를 그만 먹이고 싶은가?'
한번 더 도전할 수는 있겠지만, 무너질 것 같아 겁이 났다.
이미 너무 겁이 났다.
나 가슴팍에서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강요하는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머릿속이 새하얗다.
이즈음에서 그만두고 싶었다. 아무도 이 마음을 알아줄 리가 없다.
그래서 혼자 결론에 이르렀다.
여러 이유가 떠올랐다.
1. 이제 24시간 중 20시간 정도를
홀로 아이를 봐야 하는 상황에서 내가 무너지면 답이 없다 생각했다.
2. 억지로 단유 하는 것은 엄청난 고통인데,
자연스레 마르는 것을 보고 그냥 마음이 접어졌던 것 같다.
3. 매일 쓰러질것 같다가도 선잠밖에 자지 못한다.
아이의 상태를 들여다보느라 정신이 항상 반즈음 깨어있어서 피로가 누적된다.
유축으로 잠시간이 줄어서 더 고통이 증가한다. 그래서 점점 아이를 안기가 힘들다...
근데...
나는 이 이유들로 합리화를 하는 것일까? 또 반문한다.
이 모든 이유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사랑이기 때문에 나를 계속 깎게 된다.
그래서 또 다시 '내가 최선을 다 했는지' 묻게 된다.
근데 정말 겁이난다..더 이상 갈 자신이 없다...여기까지가 나의 능력인가보다.'
여기까지 나의 최선이라면 고생했다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도
나라도.. 나를 자학하지 말아야한다 생각한다.
내가 건강해야, 아이를 건강하게 돌볼 수 있다.
정신차리는 것이 나의 임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