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중얼중얼

내 마음속 뱀 한 마리

#447

by 예원

14년 전부터인가, 느끼는 것이다. 내 마음속에 뱀 한마리 아니 두세마리즈음을 데리고 사는 것 같다. 실질적으로 남의 목 조이거나 물지 않았을 뿐. 사회적으로 자라며 교육을 받고, 의식적으로 나를 제어하는 과정을 거치고. 다시 뱀을 조용히 잠들게 한다.


2년 전 즈음 위선 떠는 어떤 사람을 보고, 이놈의 뱀들이 엄청나게 꿈틀거림을 느꼈다.

난 그녀의 위선을 공개하고 물어버릴까 한 20번 정도는 고민했던 것 같다.

나를 돌아보아도 허물없는 사람은 없기에, 지나가기로 했었다.

여전히 그 뱀들을 다스리며 사는 것 같아.

선은커녕, 그런 나의 맹독성을 다스리는 것이 더 어렵고 괴롭다.


결국,

독을 잔뜩 문 뱀이 나를 물게 하고 그 시간을 지나쳤다.


아이러니하지만

나의 이 뜨거운 독을 아무에게도 품지 않기 위해

오늘 새벽에도 기도를 한다.


하지만 이중인격자처럼 오늘도 흔적을 봤다.

마음으로는 물기를 바라며

머리로 부디 그녀를 물지 않기를 바라며

두 가지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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