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삶을 리셋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기억은 그대로 살린 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상상으로 가져보는 마음이었다. 죽겠다 포기하겠다는 게 아니라 그러면 더 잘 살았을까 하는 멍청한 희망 같은 거였다.
매일같이 내 삶에 대한 끈적한 마음이 왔다 갔다 하지만, 아이를 바라보는 시간이 지속되었다. 가깝고도 먼 사람의 시간을 처음부터 같이 살아내다 보니, 묘하게 다시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33년 가까이 노화된 몸을 들고, 0살과 다시 산다는 게 육체적으로 쉽지 않아서 ㅎㅎ 마카롱과 운동 없이 살 수 없지만.
사랑스러운 생명체를 돌본다는 것은. 사랑스러운 만큼 복잡함과 고민이 많은 시간들이다. 인간과 생명체에 대한 다른 종류의 사랑도 갖게 만드는 묘함이 있다.
인간답게(?) 마음을 뜯어고치는 리셋의 과정이 진행된다. 뭐 내가 꿈꾸던 방향은 아닌 것 같지만. 삶이 리셋되는 것은 명백한 사실 같다. 심지어 내가 바라는 방식보다 더 혹독하여도 결과는 더 옳은 길 같기도 하다.
내가 조금이나마 더 똑바로 살게 된다면 모두 정이의 존재 덕분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