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 번째
나는 내가 괜찮다 생각했다. 잠시 쉬어간다 생각하고 들어온 회사.
5개월째 까진 흥미로운 일감, 야근도 없고, 먹고살만한 월급에, 오랜만에 조직생활을 하니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좋았다.
오늘로 입사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한 달 전 즈음부터, 회사로 출근하려 아침에 눈뜨는 것이 무기력하다. 무엇을 위해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이렇게 평생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 하는 공포가 엄습해왔다. 이렇게 대충 괜찮은 척하면서는 시간을 죽여서는 절대 행복할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제 다시 또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구나 정도 깨달음이면 됐는데, 갑자기 그냥 무너져버렸다.
지금 나에겐 달릴 힘이 아니라, 먼저 숨 쉴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오늘 오후 아빠에게 카톡이 왔다.
하염없이 사무실 구석에 서서 눈물만 흘렸다.
'아빠가 늘 응원해. 멀리 보거라 인생길은 아주 먼 길이야. 사랑해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