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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크컨설팅 Jul 02. 2021

사례-Snapper, 애자일과 소시오크라시의 만남

애자일, 오픈스페이스,소시오크라시까지 조직개발 여정

여기 소개하는 사례는 《BOSSAnova; company-wide Ability with Beyond Budgeting, Open Space & Sociocracy》(Jutta Eckstein & John Buck)에 소개된 것을 번역한 것입니다. 유타 엑스타인은 애자일 전문가로서, 존 벅은 소시오크라시 전문가로서 책을 통해 Beyond Budgeting(예산 수립을 넘어) 방법, 오픈스페이스 테크놀로지(자율조직화의 원리를 적용한 퍼실리테이션 기법의 하나), 소시오크라시(자율경영이론)가 어떤 식으로 공통점을 가지며 어떻게 시너지를 내는지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며 애자일의 전사적 적용을 위한 지침을 제공하는 책입니다. 한국어판은 현재 번역 중입니다. 


스네이퍼라는 회사를 도왔던 컨설턴트 샌디 마몰리가 짧게 회상한 아래 글은 소시오크라시의 전반적 특징에 대해 잘 보여주지는 않지만, IT를 넘어 애자일을 적용하려는 조직에 소시오크라시가 어떻게 뒷받침해주는지 맥락을 이해하기에는 충분합니다.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홀라크라시는 소시오크라시에서 착안하여 소시오크라시의 복잡한 용어들을 간결하게 설명했습니다. 이는 많은 조직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기도 했지만, 수평적인 조직을 ‘관리자 없는 평면적인 조직’으로 해석하여 혼란을 주기도 했습니다.  



스네이퍼는 60명(2018년 당시) 규모의 작은 회사이지만 전 세계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닐스 플레깅이 말하는 작고 강력한 베타형 조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0년에 시작된 이들의 애자일 여정은 홀라크라시로 옮겨갔다가 결국 소시오크라시와 오픈스페이스(OST, Open Space Technology)의 혼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래는《BOSSAnova》 59~62쪽을 번역한 것으로, 애자일을 스네이퍼에 소개했던 Sandy Mamoli의 이야기입니다. 


Agile


2010년 나는 스네이퍼의 IT부서에 애자일을 소개하는 팀의 일원이었다. 우리는 애자일을 통해 IT를 넘어 협업이 일어나고, 빠르고 질적으로 우수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를 희망했다. 


애자일은 다음과 같은 약속들을 이행했다. 스네이퍼가 일을 더 잘 하는 것,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협업과 상호 존중 그리고 일에 진정한 열정을 느끼는 문화를 갖게 되는 것 말이다. 약 7년 동안 직원들이 애자일 원리를 잘 따르고 일하는 방식에 대해 완벽한 (코치들의) 통제 안에 있을 때는 진정 민첩함(agility)을 달성해왔다. 


그러나 애자일은 주로 IT 및 기업의 일부분에 한정되었다. IT, 재무, 마케팅 그리고 고객 서비스 팀 등 여전히 전통적인 구조를 유지했다. 이러한 팀 간의 협업은 때때로 힘들었고 오류에 빠졌다.



근본적인 조직 재설계


2016년 스네이퍼는 성공과 성장을 예견함과 동시에 규모 확장의 위험성도 인지했다. 그들은 고통없이 인력을 추가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했다. 


그 때 그들은 ‘홀라크라시(holacracy)’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협업할 수 있다는 말, 홀라크라시가 조직 전체에 어떤 체계를 제공함으로써 애자일을 보완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끌렸다. 근본적인 투명성, 타당한 의사결정 그리고 역동적인 조직 등 모든 이론이 맞는 것 같았다. 


또한 지속적인 개선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에 매료되었다. 홀라크라시에서는 각 팀(서클)에 스스로를 개발하는 책임이 주어져 있다. 


홀라크라시(holacracy)


나는 스네이퍼와 그 전 7년간 일했었는데 다시 홀라크라시를 도입하고 안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우리는 마음을 열고 그 일을 시작했다. 


우리는 문자 그대로 규칙을 엄격하게 수행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홀라크라시가 지향하는 대로 모든 것을 해보려고 했다. 완전하게 적용하는 것이 그리 힘들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지식과 경험에 따른 부분도 있었다. 

우리는 각 서클마다 목적과 영역(domain), 책임을 정의하도록 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나는 한 달 남짓이면 다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뭐 얼마나 어렵겠는가?


결과적으로 이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했고 그들의 조직문화에 생소하게 느껴지는 규범 용어와 엄격한 규칙을 싫어했다. 우리가 왜 홀라크라시를 도입하고 있는지 대부분 사람들이 이해는 하면서도 그것이 실현되었을 때 어떤 모습이 될지 명확한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소시오크라시(sociocracy)


우리는 홀라크라시에 담긴 생각과 목표가 주는 잠재력을 알긴 했지만 규범집에 너무 많은 규칙이 있을 때 체계 자체에 압도되어 원리를 망각하기 쉬웠다. 애자일 용어로 이야기하자면 그것은 ‘being agile’과 ‘doing agile’의 차이와 같다. 


애자일 세계의 이러한 문제에 직면할 때 우리는 길을 찾기 위해 애자일 매니페스토와 그와 관련된 원리들에 의지하게 되는데, 홀라크라시에 깔려 있는 원리들이 사실은 소시오크라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시오크라시 원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우리는 시스템의 본질과 그 안의 (IT 외) 나머지 부문의 바람직한 행동 양식에 관해 명확하고 간결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었다. 


소시오크라시는 더 잘 협력하고 눈에 띄게 빠르고 더 쉽게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동의(consent)에 의한 의사결정을 신나는 록음악과 같다고 생각한다! 상호 연결된 서클 시스템은 무언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가시성을 제공했다. (중략)



결론


우리는 지속적 개선을 이끌어 내고, 조직을 가로질러 명료성과 가시성을 제공하며, 관련된 당사자들과 빠르게 의사결정에 이르게 하는 등, 애자일, 홀라크라시, 소시오크라시, 그리고 OST의 조합이 얼마나 강력한지 확인했다. 이 결합은 우리가 동의하는 원리와 가치 즉, 분산된 리더십과 책임, 지속적 개선, 그리고 투명성의 원리와 가치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형성해주고 있다. 


최근 필자는 애자일 코치들과 교류하며 애자일 도입 조직들이 겪는 어려움들에 대해 듣고, 소시오크라시가 어떻게 보완해줄 수 있는지 전하고 있습니다. 사실, 소시오크라시는 사상적으로는 1800년대로 기원이 거슬러 올라가고 조직 경영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이므로 애자일을 보완하기 위해 탄생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조직의 구성원들의 자기조직화 및 자유의지 잠재력을 확대하여 생명체와 같은 조직을 만들고자 했던 선구적인 이론입니다. 따라서 애자일이든 무엇이 되었든 자기 조직화 또는 민첩한 자율경영 조직을 지향하는 모든 조직에 꼭 필요한 바탕이자 실용이론입니다.  


소시오크라시라는 개념은 오귀스트 콩트가 주창하였고 현실 적용은 네덜란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전파되고 있는 소시오크라시의 이론과 체계를 창시한 제라드 엔덴버그를 비롯한 후계자들 특유의 근본주의 덕분에 이론의 탄탄함과 효과에 비해 전파 속도가 느린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는 마케팅에 너무 무심하고 무능하다’는 내부 반성이 나올 정도로 남들이 뭐라든 제 갈 길을 가려는 우직함이 글로벌 소시오크라시 센터에는 있습니다. 


그러나, 추종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그 추종자들 가운데는 꽤 ‘전파’ 및 ‘홍보’에 능한 사람들도 생겨나서 이제 Youtube만 검색해도 상당히 많은 정보를 볼 수 있으며, 애자일과의 상관 관계를 알리는 애자일 코치도 볼 수 있습니다. 


《BOSSAnova》에는 애자일의 전사 적용에 소시오크라시와 Beyond Budgeting, 오픈스페이스 등을 활용했던 사례들이 더 나옵니다. 마음이 급하신 분은 아마존에서 주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Sociocracy Korea 대표

링크컨설팅 대표

주현희 

Certified Sociocracy Consultant

CPF/Master 

www.sociocracykorea.com

www.lii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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