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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으니 Apr 03. 2022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아빠 걸음 딸 걸음이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걷다 보니 징검돌 앞이다. 1,3,5,7… 징검돌은 홀수 돌만 밟기. 헛둘 헛둘. 실제 보폭보다 넓어져 속도가 붙는다. 익숙한 걸음 속도. 누구였더라. 맞다! 아빠의 걸음이다.


아빠는 걸음이 빠르셨다. 내가 아빠 반만 할 때 아빠와 나란히 걸으려면 뛰다시피 걸어야 했다. 아빠와 겨우 발을 맞추면 금세 저만치 가 계셨다. 모름지기 아빠라면 작고 소중한 딸내미 걸음에 맞춰주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손잡기는커녕 가끔 뒤를 한번 돌아보시는 게 다였다. 그렇게 금쪽같은 나를 두고 빠르게 걸어가셨다. 나란히 걸으려고 뛰다 걷다 하다 보면 아빠 걸음에 발맞추기 놀이를 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다 아빠와 나란해지면 물었다. 

    

“아빠, 천천히 좀 걸으세요” 

“아빠, 걸음이 왜 이렇게 빨라요?”

질문은 생각나는데 아빠가 대답을 했던가?  

    

아빠 뒤에서 뛰며 걷던 꼬마는 뛰기 싫어하는 어른이 되었다. 아빠는 여전히 앞서 계셨다. 좁혀지지 않던 거리. 나란해지지 않던 걸음. 그건 시간 사이의 틈이었다.

     

징검돌이 끝나고 다시 징검돌이 시작됐다. 기억 속 아빠가 옆으로 와 함께 걸었다. 이제 뛰지 않아도 나란한 걸음이 되었다. 느리고 천천히 함께 걷길 바랐다. 기분 좋은 소리가 따라왔다. 발맞추어 걷는 소리. 옷자락 닿는 소리. 불어오는 바람 소리. 지나가는 목소리. 서로의 목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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