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을 넘긴 뒤에

'서른을 넘긴 뒤에' 배웠던 얄팍한 앎들

by 김지혜

잠자리에 들때마다, 어서 서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밤들이 있었습니다.


1,000자 내에 나라는 사람을 구겨 넣어야 했던,

돈을 벌고 싶다는 것이 아닌

이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 그럴싸한 이유를 만들어 내야 했던 그런 날들이었습니다.


오르지 않는 토익 점수에 쏟아 부은 알바비 때문에 땅을 치다가,

'서류 광탈' 소식을 접하며 또다시 42,000원을 결제하던 그런 날들이었습니다.


눈을 감을 때마다 바랐습니다.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서른 살이 였으면 좋겠다고.


서른이 넘으면, 서른만 되면

자괴감을 느끼지 않아도 될 줄 알았습니다.

자존감을 잃을 일이 없어질 줄 알았습니다.


아니더군요.

앞자리가 바뀌고 한두 해가 더 지났지만

자괴감의 방문도, 자존감의 상실도 여전합니다.


그렇지만 그때 보다 아주 조금은, 삶이 편해졌습니다.

서른 즈음, 그리고 서른이 넘은 뒤에야 얻은 찌질한 깨달음들 덕분입니다.


그 이야기들을 조금씩 기록해보려 합니다.


소소하다는 말에도 미치지 못할,

어쩌면 저만 빼고 모두 다 알고 있던 작은 깨우침들을

부끄럽지만 적어 나가겠습니다.


순간의 앎들을 하나하나 기록해 두지 않으면

마흔이 넘은 뒤에, 변명과 핑계로 덮여 있을 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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