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지혜 Jan 10. 2018

가장 어두웠던 시간, 그래서?

<다키스트 아워> 관람후기

영화 <오만과 편견>을 사랑한다. 마차에서 내리는 엘리자베스를 잡아준 다아시가, 엄청난 긴장에서 겨우 벗어난 듯 손가락을 쭉 펴는, 다아시의 손을 클로즈업한 그 컷을 애정한다. 간절하고 절박한 사랑을 어쩜 그리 표현할 수 있었을까. 평소 봤던 영화를 다시 보는 일이 거의 없는데도, <오만과 편견>은 그 장면이 보고 싶어서 수 차례 돌려보았다.


존 라이트 감독은 그렇게, 내 최애 영화 중 한 편을 연출한 이였다. 더구나 영화 <덩케르크> 직전 시기를 다루는 영화 아닌가! 하지만 그뿐이었다. <다키스트 아워>는 <덩케르크>와 함께, 아니 그 전에 보면 좋을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윈스턴 처칠이 대단한 인물인 것은 사실일 것이다. 허나 단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처럼, 스스로 올곧은 한 사람을 강조하는 서사가 나는 꽤 불편했다.

물론 처칠의 외로움과 고뇌가 극에 이르렀을 때, 그가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직접 나섰을 때 등등의 장면에서 마음이 동하기는 했다. 그러나 다음 질문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뭐, 라고 혼자 중얼거리는 것 밖에는.


그러니까 결론은, 영국 만세.

매거진의 이전글 잃어버린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