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공무원 탈출기(1)
오늘부로 진짜 백수가 되었습니다.
인트라넷에는 공문이 떴겠죠.
“ 주무관 김지혜, 4월 4일부로 직에서 면함 ”
재직기간이 정해져 있는 6급 상당의 임기제 공무원.
말이 좋아 임기제이지 사실은 계약직에 불과한 자리였지만 주변에서는 다들 말렸습니다.
왜 그만두느냐고.
글쎄요. 막상 그만두고 나니 사직을 결심한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사직서를 낸 날로부터는 약 한 달,
마지막 출근일로부터는 열흘이 막 지났지만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나에게 맞지 않는 자리라는 생각은 여전합니다.
조금씩 채워졌던 분노게이지가 어느 순간 임계치를 넘어선 탓이겠죠.
그 이유들을 하나씩 펼쳐보려 합니다.
할 말은 너무 많은데 막상 깜빡이는 커서를 보니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무슨 얘기를 쓰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감정과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더 필요하거나,
퇴사와 함께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버렸을 수도 있겠네요.
당분간은 눕겠습니다.
좋은 것을 보고, 낯선 소리를 듣고, 새로운 음식을 먹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합니다.
탈서울러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한 생계를 꾸리기 위한 고민들은 살짝 미뤄두고요.
그래도 나의 공무원 적응 실패기는 곧 연재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