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가장 저렴하게 주거용 주택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LH(한국주택공사)에서 운영하는 임대주택이다. 수도권의 경우 공급은 부족한데 반해 수요가 넘쳐나 입주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방이라면 그 확률이 급격히 높아지는데 공급에 비해 수요가 부족한 지역이 많은 관계로 입주 시기만 잘 맞는다면 별다른 대기 없이 저렴한 월세로 주거를 해결할 수 있는 행운을 얻을 수 있다.
임대주택이라고 하면 약간의 선입견이 있는 분들도 있을 텐데 지방의 경우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고 전반적인 동네 분위기를 살펴보며 초기에 적응하기 좋은 곳들도 많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단 입주해서 살면서 살고 싶은 동네를 천천히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보통 자산(부동산 + 금융)과 소득, 자동차 가액에 기준이 있는데 정확한 기준은 지역마다 조금씩 상이하다. 일부 수요가 적은 지역은 더 많은 세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기준을 완화하여 높게 설정하기도 한다. 원칙적으로 무주택자여야 하며 우리가 입주했던 동해시 LH 아파트의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참고로, 더 많은 세입자 유치를 위해 자산 기준을 완화한 곳이었다.
- 무주택자
- 자산 4.2억 이하
- 자동차 2,799만 원 이하
- 소득 제한 없음 (평균 소득기준보다 높으면 월 임대료가 조금씩 비싸지는 구조)
- 전용 면적 51㎡(방 2개) / 약 15평
- 보증금 약 1,900만 원 / 월세 약 17만 원 / 관리비 8~9만 원 (가스만 별도)
조금 작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앞뒤로 베란다가 크게 있어 불편함이 없었고, 주방 쪽에선 동해바다가 보이는 나름 괜찮은 집이었다. 해마다 인플레이션에 따라 임대료에 조금씩 변동이 있지만 계약기간 2년 동안은 변동이 없고 갱신 시 물가 상승률 범위 내에서 소폭만 상승한다. 보증금을 더 많이 내는 대신 월세를 적게 내는 보증금 비율 조정도 가능하며 위에 명시된 자산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다면 2년마다 계약 갱신이 가능하다. LH 자산인 관계로 내부를 자유롭게 리모델링하거나 할 수는 없지만, 소품은 퇴실할 때 원상복구만 한다면 교체가 가능하고 도배, 장판도 LH에서 해주고 있다.
이처럼 임대주택 같은 경우 굉장히 저렴한 금액으로 실거주가 가능하니 초창기 사업 자금이 부족한 경우라면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주거에 사용하는 자금은 최대한 아껴 창업에 투자함으로써 조금 더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무 연고 없는 타지라면 임대주택에 2년 정도 머무르며 지역생활에 익숙해지고 앞으로 내가 살고자 하는 집과 동네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만약 사업이 안정될 때까지 임대주택에 살며 창업 자금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면 전반적인 생활도 안정되고 경제적인 혜택도 크니 나라에서 제공하는 이 좋은 혜택을 꼭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1. LH 청약센터 접속
임대주택뿐만 아니라 신혼희망타운, 전세임대 등 모든 카테고리에서 검색해볼 것을 권장한다.
2. 분양·임대공고문 검색
먼저 원하는 카테고리를 선택하고 기간 및 지역을 설정한 뒤 관심 있는 공고문을 클릭하면 된다.
3. 공고문 확인
공고문에 모집 세대수, 임대료, 평수 등 모든 정보가 등재되어 있다. 보통 국민임대주택은 자산과 소득기준이 있는데 이는 지역마다 상이하며 수요가 적은 지방으로 갈수록 기준은 완화된다.
공고문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관계로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길 추천한다. 이미 공고 마감된 내역도 확인할 수 있는데, 마감된 공고라도 어느 지역에 아파트가 있는지 파악해둔 뒤 다음 공고가 뜨길 기다리면 된다. 만약 지난 공고 중에 마음에 드는 지역이 있다면 LH 콜센터 (1600-1004)에 연락해서 다음번 해당 아파트 공고문이 뜰 경우 문자메시지 전송 서비스를 신청해두면 공고가 뜨자마자 메시지를 받을 수 있어 신속한 접수가 가능하다.
만약 본인이 모든 기준을 충족한다면 접수일에 맞게 신청서만 제출하면 되는데 제출방법 역시 조금씩 상이하다. 일부 지역은 공고에서 다운로드한 신청서를 꼭 직접 방문 제출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엔 하루 정도 바람도 쐬고 동네 구경도 할 겸 다녀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간혹 선착순으로 대기 순번이 주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엔 공고를 확인하자마자 가급적 빨리 방문하는 게 좋겠다.
LH센터가 아닌 아파트 관리 사무실에서 접수를 대행하는 경우도 있는데 보통 평일 접수만 가능한 곳이 많으니 조금이라도 빨리 입주하고 싶다면 휴가를 쓰더라도 바로 제출하는 편이 빠른 대기번호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디지털 시대에 다소 불편한 방식이긴 하지만 임대료도 수도권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생각보다 괜찮은 집이 많으니 내게 돌아오는 혜택을 생각해서라도 조금 참아보는 건 어떨까.
어차피 지방에서 새로운 삶을 꾸릴 예정이라면 앞으로 불편한 점들이 계속해서 생길 텐데, 이 정도 불편함에는 미리 적응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