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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크어버드 Jan 26. 2021

강릉에 아파트를 사야 할까?

원하는 땅이 나올 기미가 안 보인다. 심심할 때마다 부동산 플랫폼에 접속해 어디 좋은 매물이 있을까 기웃거리지만 오늘도 허탕이다. 강릉은 '강릉 부동산신문'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하는 게 가장 좋은데 이마저도 좋은 매물은 꽁꽁 감춰두고 잘 올라오질 않는다. 결국, 발품을 팔아야 하는데 아직 100일도 안된 아들과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건 무리라 열심히 손가락 노동을 해보지만 어느새 한 달이란 시간이 지나 문득문득 불안한 마음이 생길 때가 있다.


사실, 처음부터 원하는 땅을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 집을 지을 때까지 머무를 아파트나 임대주택을 열심히 보고 있었다. 근데 하필이면 지난 몇 년간 변동 없던 강릉 아파트 값이 최근 들어 급등하고 있다. 서울에 비하면 오른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수요가 한정적인 지방에서 몇 개월 사이에 수천만 원 넘게 집값이 오른 건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신축 갈아타기 수요로 신축과 분양에 쏠림 현상이 심하긴 하지만, 이와 키 맞추기를 통해 구축들도 조금씩 호가가 높아지고 있다.


이마저도 바로 입주 가능한 매물은 거의 없고, 전월세는 원래 매물이 없는 지역이었는데 지금은 아예 씨가 말랐다. 보통 구정 이후로 매물이 나온다고 해서 기다리고는 있지만 아마 한 번 오른 집값이 쉽게 떨어질 것 같지는 않고 설상가상으로 월세조차 별로 없다. 전세 만기인 5월까지 3개월 정도 남았는데 그 안에 집을 구할 수 있으려나..


강릉으로 가고자 하는 데엔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소도시 생활의 가장 큰 장점은 누가 뭐라 해도 바로 저렴한 주거비용이다. 강릉에서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지역의 땅값은 현재 시세가 평당 300만 원 정도인데 매물도 없고 점점 더 오르는 추세이다. 약 8년 전이긴 하지만 부모님이 남한강이 보이는 양평 전원주택지를 평당 160만 원 정도에 매입하셨던 걸 생각하면 지금 강릉의 땅값은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조금 더 시골 쪽으로 빠지면 저렴한 땅들도 있긴 하지만 시골 생활의 장단점은 지난 동해 생활을 통해 명확히 알고 있기에, 벌레와의 사투가 벌어지고 보안에 문제가 되는 한적한 지역은 피하려 한다.



부모님이 살고 계신 양평 전원주택지


우선 이사 갈 집은 원하는 땅을 찾을 때까지 1~2년(?) 정도만 머무른다고 생각하면 선택지가 넓어질 것도 같다. 꼭 아파트일 필요도, 시내일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조금 북쪽이긴 하지만 도깨비 촬영지로 유명한 영진해변 쪽도 괜찮아 보이는데 이처럼 가능한 옵션을 두고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하며 갈팡질팡하고 있다.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는 현재 운영 중인 와인 블로그에서 첫 수익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육아와 재택근무를 병행하며 온라인만으로 수입을 만든 거라, 앞으로 강릉에서도 온라인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겼다. 오프라인 대사관 행사에 1회 참석해야 하긴 하지만, 강릉에 가도 시장조사 차원에서 매달 서울에는 나올 예정이라 겸사겸사 스케줄을 맞추면 될 것 같다. 


아무튼, 강릉 집 값이 이제 3억이 넘어가는데 잠시 머무를 집이라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부동산 매입이 처음은 아니지만 늘 매수, 매도 타이밍은 어렵다. 미래는 그 누구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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