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게는 참 흉한 점이 많다고.
다한증이라 손발에서 땀이 심하게 날 때가 있다. 어떤 때는 겨드랑이에서 땀이 폭발하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나 양치를 조금 소홀히 하면 금방 입에서 냄새가 난다.
장이 안 좋아서 설사를 자주 하고 방귀도 자주 뀐다.
목주름이 깊다.
가슴이 아주 작다.
요즘은 턱살과 뱃살도 너무 많다.
머리숱도 너무 적다. 어떤 부분은 너무 적어서 탈모처럼 보인다.
써놓고 보니까 아주 별거 아닌 거 같으면서도 되게 별로 같다.
이것뿐만 아니라 성격적인 단점도 있을 텐데
이런 나를 누군가에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생각만으로도 지치고 피곤하다.
어렸을 때, 그러니까 이십 대 초반에도 다 있던 단점인데 요즘 들어 왜 이렇게 커 보이는 걸까.
이런 나를 그냥 받아들이고 살아야 하는 걸까. 아니면 뭐라도 바꾸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걸까.
이 모습을 모두, 그대로, 사랑해줄 사람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