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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이과인간 Jan 03. 2017

무제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 날이다 하지만 말할 사람은 기껏해야 엄마뿐이다 엄마 사랑해라고 문자를 보냈으나 답장은 오지 않는다 비가 오고 가슴은 돌로 눌러놓은 듯이 답답하다 숨을 크게 쉬어 본다 오늘은 어제와 무엇이 달라졌을까 의도하고 쓰는 글은 재미가 없다 쓰는 나도 재미가 없으니 읽는 사람도 재미가 없을 것이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니 사실은 모두가 불행했으면 좋겠다 나만 행복했으면 좋겠다 질투심이 많아서 SNS도 못한다 다들 행복한데 나만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까 봐 두렵다 이래서 사회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어쩌면 내가 하고있는 것은 사회생활이 아닌지도 모른다 창밖에 보이는 전봇대에 참새가 한 마리 앉아 있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 쟤는 괜찮을까 하지만 실내에 있다고 해서 쟤보다 내가 더 나을 것도 없다 그런 삶을 살고 있다 비가 온다 내가 무슨 글을 쓰고 싶은 건지 나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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