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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라는 것은 본디 있다고도 볼 수 있고

없다고도 볼 수 있다.

by 금은달

가장 좋은 길을 가고 싶었다. 가장 맞는 길을 가고 싶었다. 더할 나위 없는 길을 걷게 된다면 후회도 미련도 없을 것이니.
이것저것을 선택하며 수년의 삶이 흘렀을 때 애초에 전제가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가장 좋은 길은 없었다. 옳다고 믿었던 길에도 후회는 남았다. 그때는 그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와보니 그렇지만도 않았다.

나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다른 길로 접어들어야 할지 이 길을 계속 걸어가야 할지, 뭐가 되었든 확률 싸움이다. 인생의 1분 1초가 다 기쁨이고 행복이었으면 좋겠지만 인간은 고통 속에 태어나 고난을 극복하며 성장하는 존재임에 틀림없다. 한 길을 고집해도, 다른 길로 접어들어도 크게 보면 그다지 다를 것도 없는 그저 길일뿐 일지도 모른다. 끝나면 행복하기만 할 것 같던 일도 그렇지 않았고, 끝나서 절망하기만 했던 일도 돌아보니 무언가의 시작이었다.

내가 잘하든 못하든 좋아하든 싫어하든 성공하기도 했고 실패하기도 했다.
잘난 것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잘 사는 것은 개인에게 달려있고들 한다. 지금 내가 가진 나로 잘 사는 방법은, 현실에 바둥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진인사대천명. 내가 할 수 없는 것들,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접어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몰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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