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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은달 Feb 07. 2023

#5. 죽지 않고 살기


  나는 종종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어떻게 세상에 저 많은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아가고 있을까 생각한다.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온다. 그냥 다 별 거 없는 날. 알고 보니 난 그다지 특별하지도 않고, 일상은 쳇바퀴처럼 지루하게 굴러가고, 앞날을 생각하면 깜깜하, 괜찮을만하면 불운이 뒤통수를 후려갈기고. 이게 지금까지의 내 삶이었고 앞으로도 그러하리라는 확신이 드는 날.


  인간이라면 모두 이런 고비를 만난다. 말 그대로 죽을 고비다. 내 인생이 가치가 없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살아야 하느냐를 물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언젠가 책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훌륭한 사람은 불편한 일을 참을 줄 아는 사람이다.'
나는 이 말을 듣고 매일 하기 싫은 일 2가지를 꼬박꼬박 하기 시작했다.
하나는 아침에 눈을 떠 일어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매일밤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내 인생이 살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 생활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 하루 있었던 일은 모두 털어버리고 잠자리에 든다. 어쩌면 그냥 살아있는 것 자체가 가장 중요한 문제일지 모른다. 얼마나 무엇을 어떻게 왜 사는지는 차치하고.



2023년 새해 목표. 올해도 죽지 않고 살기.



 

프리시즌이 시작되는 7월부터 시즌이 끝나는 이듬해 5월까지 대략 10개월 조금 넘게 나는 매일 이 생활 패턴을 유지한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이렇게 10개월을 살기가 쉽지 않다. 솔직히 정말 어렵다. 못 믿겠다면 한 번 시도해 보셔도 좋다. 10개월 내내 저녁 10시 전에 잠자기. 10개월 내내 정크푸드 먹지 않기. 10개월 내내 자유 시간에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쉬기. 10개월 내내 스트레스를 빨리 털고 평정심을 유지하기.
-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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