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In Plato's Cave
Finally, the most grandiose result of the photographic enterprise is to give us the sense that we can hold the whole world in our heads—as an anthology of images.
사진은 우리로 하여금 이 세계 전체를 어떤 곳, 특히 우리 머릿속에 담아 둘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실제 그 가능성을 떠나서—물론 불가능하다, 그게 가능할 것 같고 실제로 그렇게 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 부분씩 살펴보자.
To collect photographs is to collect the world.
내 방 책꽂이 한켠에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 앨범이 꽂혀 있는데 그것들을 바라보는 지금 그 아이들 모두가 그때 모습 그대로 그 앨범 안에 담겨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만약 내가 그 앨범들을 잃어버린다면 나는 마치 내 친구들과 함께한 추억까지 모두 사라져 버린 것 같은 상실감이 들 것이다.
어느 유명 전시회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찍거나 여행지에 가서 보기 좋은 풍경 사진을 찍으면 마치 그 작품이나 풍경이 내 폰 안에 저장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비슷한 현상이다. 그러한 반복된 현상이 우리로 하여금 마치 이 세계 전체를 어딘가에 담아 놓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만든다, 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To photograph is to appropriate the thing photographed.
우선 사진은 어떤 대상에 대한 지식이 되고 힘이 된다. 사진 이전에는 글자가 그러한 기능을 주로 했었다. 예를 들어서 내가 당신을 글로 정리해 본다고 하자. 이름, 나이, 생김새, 성격, 선호, 취미, 살아온 배경 등. 그것들은 당신에 대한 지식이 된다. 그리고 그 글이 누군가에게 전해지면 그것을 전달받은 그는 당신에 대해 어떤 힘을 갖게 된다. 상상해 보라.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나타나 당신의 이름은 물론이고 살아온 배경까지 다 꿰고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지.
인간은 글을 통해 이러한 지식을 갖게 되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한 힘을 갖게 된다는 인식이 들자 가능한 많은 대상을 글로 정리하려는 욕구가 생겼다. 그런데 심지어 사진은 그러한 욕구를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고 저자는 말한다. 글로 구구절절이 정리하는 것보다 한 장의 사진으로 촬영하는 것이 더 손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글로 정리한 당신은 사실 당신에 대한 나의 해석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사진이 글과 다르다고 말한다. 즉 사람들은 사진을 그 대상에 대한 해석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축소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만약 당신의 전신사진을 촬영한 사진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당신에 대한 나의 해석이 아닌 당신 그 자체를 단지 축소해서 내가 가지고 있다,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만약 실제로 내가 당신의 전신사진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몹시 불쾌할 것이다. 내가 뭔데 당신의 전신사진을 가지고 있느냐, 하면서. 하지만 내가 당신에 대해 글로 정리한 것에 대해서는 그와 같은 불쾌감은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어떤 대상의 축소판인 사진을 사람들은 이런저런 방식으로 다루게 된다. 작게 혹은 크게 만들고 특정 부분을 크게 확대하거나 조작을 할 수도 있다. 어떤 사진은 어렵게 구해서 얻기도 하고 잃어버리기도 하며 거래된다. 신문이나 책 그리고 요즘엔 소셜 미디어나 웹 사이트에 게시된다. 이것은 같은 대상에 대해 글로 정리했을 경우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시 말해서 촬영된 사진은 촬영된 대상의 이미지임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독립된 개체로서 다루어진다는 것이다.
원문 'To photograph is to appropriate the thing photographed'에서, appropirate은 일반적으로 '전유하다'라는 뜻이 있는데 이는 '어떤 물건이나 문화, 지식 등을 허가 없이 혼자 차지하거나, 다른 맥락에서 가져와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행위'라는 뜻이다. 이 부분에서 수전 손택의 의도는 사진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맥락이 전혀 다른 것이 될 수 있으므로 사진이 진실을 말한다,는 생각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 다음 내용은 사진이 책의 형태로 보관되는 경우에 대한 것인데 다음 글에서 계속해서 살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