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오늘이 제 생일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오늘 저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음.. 아마도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할 겁니다. 우선 제 소셜미디어와 카카오톡을 통해서 친한 지인분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낼 거예요. 그중 몇몇 지인은 카카오 선물하기로 작은 선물을 보내 주시겠죠. 저녁에는 아마도 가족들과 식사를 하면서 축하를 받고 생일 선물과 함께 달콤한 케이크를 먹을 겁니다. 그렇게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들과 함께 제 생일을 보낼 것입니다. 아마도 감동적인 하루가 되겠죠? 하지만 그 감동은 앞서 얘기한 대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감동입니다. 큰 문제(?)가 없는 한 매년 생일마다 늘 발생하는 일이니 말이죠.
반면 서프라이즈 파티는 어떨까요? 영화나 드라마에 가끔 나오듯이 어느 날 갑자기 지인들이 나를 어느 방이나 회의실로 불러냅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그곳으로 들어가는 문을 여는 순간 갑자기 “서프라이즈!” 하며 케이크와 선물을 내밉니다. 저는 “도대체 이걸 왜 줘?”하며 매우 놀라겠죠. 이유를 뒤늦게 알던지 아예 모르더라도 그 순간의 감동은 전혀 예측 불가능한 것일 겁니다. 그리고 그때의 감동은 마음에 오래도록 진하게 기억되겠죠. 그들에 대한 저의 친밀도와 애정도 이전보다 더 커질 것임은 물론이고요. 혹여나 저와 그리 친하지 않았던 분에게 이런 감동을 받는다면? 당연히 그 사람을 보는 저의 감정은 크게 달라질 것임은 물론이고요.
이렇듯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서의 이벤트, 즉 의외성은 사람들에게 분명 오래도록 기억될 무언가를 분명히 남깁니다. 사람은 이성적 사고를 한다고 해도 감성적 동물(?)이니 말이죠. 말씀드린 것처럼 의외성은 그것을 선사한 대상을 다시 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이런 의외성의 특징을 브랜딩의 요소로 잘 활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단지 우리 브랜드를 알고만 있는 고객을 팬으로 만들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들이 이미 우리 브랜드의 팬이라면? 그 팬심을 더 깊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할 테고요. 만약 우리 브랜드를 몰랐다면 그 브랜드를 깊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죠. 브랜딩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니까요.
이것에 대한 개인적인 얘기를 한번 해볼게요. 예전 회사 근처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가는 샌드위치 가게가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메뉴 종류가 몇 개 없었는데 유독 제가 먹고 싶어 하는 메뉴만 금방 솔드아웃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늘 다른 샌드위치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그 샌드위치 가게에 방문했는데 가게 주인분께서 제가 그 메뉴를 늘 먹지 못한다는 것을 아시고 그것을 하나 남겨 놓으셨더라고요. 그러면서 저에게 샌드위치를 건네주시는데 그 포장지에 제 이름이 쓰여 있었습니다. 이 예상 못한 상황과 세심한 디테일에 제가 감동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요. 이후 저는 그 샌드위치 가게를 더 많이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그 가게는 수많은 샌드위치 가게 중에서 저에게는 대체할 수 없는 가게가 되었죠. 아직도 그 동네를 지날 때면 그곳이 생각납니다.
또 다른 예시를 하나 더 들어볼게요. 아래는 예전에 지인분이 본인 페이스북에 올리신 이미지인데요. 저는 이 이미지를 보고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보통 우리는 식당을 예약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식당의 답변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예약이 가능하면 몇 명 가능하고 그때 뵙겠다 등의 메시지를 예상할 테고요. 안타깝게도 예약이 불가하면 죄송하다 다음에 이용해 달라 하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죠. 하지만 아래 식당의 답변을 보세요. 어떤가요? 저의 예상을 전혀 빗나간 메시지로 예약이 불가함을 알리더라고요. 유머러스하면서도 한편으론 매우 위트 있죠. 만약 제가 이런 메시지를 받았으면 어땠을까요? 전 어떤 이유에서든 이 식당을 꼭 한 번은 방문했을 것입니다. 물론 음식의 맛이 좋았다면 그 이후 더 자주 이용했을 테고요. 그리고 더불어 식당의 이런 재치 있는 메시지를 주변분들에게 많이 보여주고 또 이야기했을 거예요. 어쩌면 식당 입장에서도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죠. 그리고 저에게 이런 얘기를 듣거나 혹은 이런 메시지를 보신 분들도 이 식당을 한번 즈음 방문하고 싶어 할 거예요.
그렇습니다. 크든 작든 어떤 이유에서든, 특정 브랜드에 감동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그 브랜드로 데리고 옵니다. 그 사람 역시 감동하면 또 다른 사람들을 데려오겠죠. 그러면서 그 브랜드의 팬은 점점 늘어나게 됩니다.
이런 감동의 포인트는 큰 비용을 들여 만드는 대단한(?) 것에서만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보디는 아주 사소한 것(디테일)에서 발생할 확률이 더 클지도 모르죠. 그 순간을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다면 더더욱 그렇겠고요. 그래서 브랜딩 담당자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 브랜드를 찾아온 고객에게 어떤 식으로든 감동을 주겠다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감동은 예상 못한 디테일에서 발생하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