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역은 여름입니다.
푸른 하늘 아래 활짝 핀 이파리들이 햇살을 받으며 살랑살랑 흔들린다. 이팝나무 잎 사이 풍성하게 피어난 잘고 흰 꽃잎들이 화사하게 빛난다.
일 년 열두 달 중 가장 행복한 달을 묻는다면
푸르름이 급상승하는 5월이라고 답하겠다.
걸을 때 딱 좋아하는 온도의 시원한 바람, 싱그러운 초록의 빛깔과 향기, 걸음걸음마다 솟아나는 활기에 찌든 마음이 개운해진다.
적당히 비가 내리고 난 뒤 성큼 자라 있는 잎사귀 그늘 아래 피크닉 매트 펴고 시원한 맥주 한 잔 하기 딱 좋을 날씨. 창을 열어 놓으면 싱그러운 바람이 기분 좋게 훌훌 들어와 감도는 청량감.
열차를 기다리다 앞을 보니, 창 너머로 눈부시게 찬란한 초여름의 빛깔이 가득하다. 계절의 초입에 서서 다음 구간을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번 역은 여름입니다.
사랑하는 여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