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스위치
매서웠던 바람이 따뜻한 미풍으로 번져 가고 꽃잎이 피어나기 시작하면, 덤덤했던 계절 감각에 스위치가 탁하고 켜지는 것 같다.
꽃도 사람도 화사한 빛으로 만개하는 계절이 왔다. 색색의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거리의 밤낮이 더욱 환해진다. 일조량의 변화에 미처 적응하지 못한 무기력한 마음에도 불을 켜두고, 꽃잎들은 춤추듯 낙화한다. 꽃이 진 자리에 연둣빛 싹이 돋는다. 만물이 기지개를 켠다. 곧 기다렸다는 듯 비가 내린다. 풍성했던 봄이 빠르게 흩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