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1학기가 제일 힘들었어요.

남자 아이, 활동적이란 말로 다 설명하기엔...

by 여름타자기

백일만 쓰기로 결심을 해 놓고,

결국엔 이런저런 할 일들에 밀려 백일이나 글쓰기를 미뤄둘 뻔했다.

학기제로 가을부터 나왔던 교생 실습 학생도 돌아갔고,

얼추 업무도 학기 말로 접어들고 있고 아이의 방학도 가까워져 왔다.

이제야 브런치에 벌려두었던 이 글이 생각이 났다.


그래도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글빨 매거진에 잊지 않고 단편을 올렸고

나름 워킹맘 식탁일기 편집을 해 두었다는 것.


돌아보면 2025년은 정말 다사다난한 해였다.

특히나 1학기 아이의 1학년 적응 과정에서

매일 출근을 제발 오늘은 무사히! 를 외칠 정도로

마음을 졸였었다.


다른 아이들은 잘 적응하는 것 같은데

유독 왜 우리 아이만 자꾸 다쳐오는 걸까 생각을 해 보았다.


아이는 유난히 몸으로 장난을 치며 노는 것을 좋아했다.

물론 그때마다 나도 유난을 떨며 야단을 치지만

내 목소리 데시벨이 커지고, 강화를 소거한다고 되는 일만은 아니다.


몸으로 노는 것은 활동적인 것이 아닌가?

남자아이들은 그런 면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신체 접촉이 어떤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것을

나도 교사인지라 매우 잘 알고 있다.


본인이 다치는 것은 내 마음과 본인 몸 정도 아픈 것을 끝나지만

다른 친구들이 다치면, 학폭이라던지 여러 가지 사안으로

쉽게 확대될 수 있는 문제인 것.


일례로, 친구에게 너 영화에 나오는 **(웃긴 캐릭터) 닮았어.

라고 했다가 친구를 비하했다는 이유로 학폭으로 넘어간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아이가 몸으로 노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의 힘을 아직 잘 조절할 수 없는

상태에 있어 자꾸 다치는 상태라는 것을 편하게만 받아들일 순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아이에게


"말로 놀고, 앉아서 놀고, 실뜨기 같은 것도 좀 하고 책 읽고 놀아. 쉬는 시간에. "

라고 말한다고 해서 아이가 활동방식을 그렇게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아예 몸으로 놀지 못하게 금지하는 것도 가능한 일은 아닌 것 같고,

아이가 바로 힘을 조절 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아 고민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결론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티가 나지 않아도,

바가지로 물을 퍼서 큰 독을 조금씩 채워나가자는 마음으로

조절하고, 조심하고, 조금 적게하라는 '3조'를 말하고 또 말했다.



너는 아직 힘 조절이 잘 되지 않으니
항상 몸으로 놀 때 조심을 해야 해.
상대방과의 거리를 두고, 친구가 너를 당기더라고
너도 함께 같은 방식으로 당기면서는 놀지 않아야 해.

친구의 장난이 과하다면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꼭 해라.


사실 아이가 몇 퍼센트나 내 이야기를 수용하고,

친구들과 놀 때 그 말을 기억했다 실행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가슴을 졸이는 순간들은 조금씩 줄어들긴 했다.

(그래서 12월 말에 내가 이 글을 쓰고 있겠지.)

그리고 이제는 내가 힘 조절 이야기를 하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또한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농구와

반축구 교실로 에너지의 흐름이 옮겨간 것 같기도 하다.


2025년 우당탕 1학년 적응이 끝나고 마무리를 앞둔 시점.

내년은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올지 상상해 본다.

사실 설렘도 있지만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나도 엄마가 처음이고

아이는 외동 아이라 더욱 낯선 이 길.


그러나

매끄럽게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시간이 걸려도 처음보다는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이 어떤 문제든 말이다.


ps:


댄서 카니의 매끈매끈하다~로 이어지는 챌린지가 유행이다.

우리 아이에게도 이 챌린지를 가르쳐 주고 싶다.



약간의 개사를 해서 말이다.

(비포장 길은) 울퉁불퉁하다.

(비포장 길은) 울퉁불퉁한!


(계속 매일 걷다 보면) 매끈매끈 해진다.

(계속 매일 걷다 보면) 매끈매끈한!


(그러다 보면) 평평하다~~

(그러다 보면) 평평한!


그렇게도 이렇게도! 어떻게든지 살아가는 방법을

두려움 없이 익혀나가는

우리 둘이 되었으면 한다.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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